*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어 - 문태준
오늘은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말이 있다.
길을 가다 우연히 갈대 숲 사이
개개비의 둥지를 보았네
그대여, 나의 못다한 말은
이 외곽의 둥지처럼
천둥과 바람과 눈보라를 홀로 맞고 있으리
둥지에는
두어개 부드럽고 말갛고 따뜻한 새알이 있으리.
나의 가슴을 열어젖히면
당신에게 미루어 놓은 나의 말은
막 껍질을 깨치고 나올 듯
작디 작은 심장으로 뛰고 있으리. *
* 문태준시집[그늘의 발달]-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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