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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오느냐 - 문태준

효림♡ 2009. 6. 18. 08:16

* 이제 오느냐 문태준  

 

화분에 매화꽃이 올 적에

그걸 맞느라 밤새 조마조마하다

나는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아이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나는 또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말할수록 맨발 바람으로 멀리 나아가는 말

얼금얼금 엮었으나 울이 깊은 구럭 같은 말

 

뜨거운 송아지를 여남은 마리쯤 받아낸 내 아버지에게

배냇적부터 배운

 

* 문태준시집[그늘의 발달]-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