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한 사랑 - 김용택
한 여자가 사랑을 보내오는 그 눈부신 얼굴을 사랑하라
그 찰나에 눈멀어라
세상이 반짝 깨지는 주위 환한 말을 사랑하라
소낙비가 내리는 숲속의 그 온갖 수런거림을
그 숲에서 태어나는 수천 수만의 말들을 사랑하라
그 여자를 사랑하라. 그 여자의 솜털 하나, 그 끝에도 불을 켜라
사랑은 밤하늘의 별을 사랑하는 일이니, 잠들지 마라
솔숲에 바람이 일고 햇살이 찾아왔다. 이파리들이여 발광하라
오! 말들이 살아나는구나
터질 것 같은 사랑으로 가득 찬 여인이 내미는 손끝으로
뜨거운 피들이 몰려 툭툭 터지던
그 희고 고운 정열의 아름다운 꽃, 꽃 이파리들, 환희여!
온몸이 떨리는 그 감미로운 전율이 꽃이 되는
봄밤을 사랑하라 *
* 김용택시집[수양버들]-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