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詩 모음

박정대 시 모음

효림♡ 2011. 5. 16. 08:17

*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 박정대  

그런 건 없겠지만, 사랑이여 그대가 없어도 혼자 담배 피우는 밤은 오네
보르헤스의 책을 펼쳐놓고 [꿈의 호랑이들]을 읽는 밤은 오네
밤이 와서 뭘 어쩌겠다는 것도 아닌데 깊은 밤 속에서 촛불로 작은 동굴을 하나 파고 아무도 읽지 않을 시를 쓰는 밤은 오네
창 밖에는 바람이 불고 가끔 비가 내리기도 하겠지만
내 고독이 만드는 음악을 저 홀로 알뜰히 듣는 밤은 또 오네
한때 내가 사랑했던 그대, 통속소설처럼 떠나간 그대는
또 다른 사람 품에서 사랑을 구하고 있겠지만
이제는 아무리 그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아프지도 않아
나는 아프네, 때로는 그대와의 한 순간이 내게 영원으로 가는 길을 보여줬으니
미안해하지 말게, 사랑이여, 그런 건 없겠지만, 그래도 사랑이여
그대에 대한 짧은 사랑의 기억만으로도 나는 이미 불멸을 지녔네 *

 

* 馬頭琴 켜는 밤 
밤이 깊었다
대초원의 촛불인 모닥불이 켜졌다
몽골의 악사는 악기를 껴안고 말을 타듯 연주를 시작한다
장대한 기골의 악사가 연주하는 섬세한 음률, 장대함과 섬세함 사이에서 울려나오는 아름다운
음악 소리, 모닥불 저 너머로 전생의 기억들이 바람처럼 달려가고, 연애는 말발굽처럼 아프게 온
내 生의 첫 휴가를 나는 몽골로 왔다, 폭죽처럼 화안하게 별빛을 매달고 있는 하늘
전생에서부터 나를 따라오던 시간이 지금 여기에 와서 멈추어 있다
풀잎의 바다, 바람이 불 때마다 풀결이 인다, 풀잎들의 숨결이 음악처럼 번진다
고요가 고요를 불러 또 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이곳에서 나는 비로소 내 그토록 오래 꿈꾸었던

랑에 복무할 수 있다
대청산 자락 너머 시라무런 초원에 밤이 찾아왔다, 한 무리의 大商들처럼
어둠은 검푸른 초원의 말뚝 위에 고요와 별빛을 매어두고는 끝없이 이어지던 대낮의 백양나무
가로수와 구절초와 민들레의 시간을 밤의 마구간에 감춘다, 은밀히 감추어지는 生들
나도 한 때는 武川을 꿈꾸지 않았던가, 오랜 해방구인 우추안
고단한 꿈의 게릴라들을 이끌고 이 地上을 넘어가서는 은밀히 쉬어가던 내 영혼의 비트 우추안
몽골 초원에 밤이 찾아와 내 걸어가는 길들이란 길들 모조리 몽골리안 루트가 되는 시간
꿈은 바람에 젖어 펄럭이고 펄럭이는 꿈의 갈피마다에 지상의 음유시인들은 그들의 고독한 노래를 악보로 적어 넣는다
밤이 깊었다
대초원의 촛불인 모닥불이 켜졌다
밤은 깊을 대로 깊어, 몽골의 밤하늘엔 별이 한없이 빛나는데 그리운것들은 모두 어둠에

묻혀버렸는데 모닥불 너머 음악 소리가 가져다주던 그 아득한 옛날
아, 그 아득한 옛날에도 난 누군가를 사랑했던 걸까 그 어떤 음악을 연주했던 걸까
그러나 지금은 두꺼운 밤의 가죽 부대에 흠집 같은 별들이 돋는 시간
地上의 서러운 풀밭 위를 오래도록 헤매던 상처들도 이제는 돌아와 눕는 밤
파오의 천정 너머론 맑고 푸른 밤이 시냇물처럼 흘러와 걸리는데 아 갈증처럼 여전히 멀리서

나는 사랑이여, 이곳에 와서도 너를 향해 목마른 내 숨결은 밤새 고요히 마두금을 켠다
몇 개의 전구 같은 추억을 별빛으로 밝혀놓고 홀로 마두금을 켜는 밤
밤새 내 마음이 말발굽처럼 달려가 아침이면 연애처럼 사라질 아득한 몽골리안 루트 *
*마두금-악기의 끝을 말머리 모양으로 만든, 두 개의 현을 가진 몽골의 전통 현악기
* 제14회 김달진문학상 시부문 수상작

 

* 되돌릴 수 없는 것들 
나의 쓸쓸함엔 기원이 없다
너의 얼굴을 만지면 손에 하나 가득 가을이 만져지다 부서진다
쉽게 부서지는 사랑을 생이라고 부를 수 없어
나는 사랑보다 먼저 생보다 먼저 쓸쓸해진다
적막한, 적막해서
아득한 시간을 밟고 가는 너의 가녀린 그림자를 본다
네 그림자 속에는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이 담겨 있다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나는 끝내 사랑할 수가 없어
네 생각 속으로 함박눈이 내릴 때
나는 생의 안쪽에서 하염없이 그것을 바라만 볼 뿐
네 생각 속에서 어두워져가는 내 저녁의 생각 속에는 사랑이 없다
그리하여 나의 쓸쓸함엔 아무런 기원이 없다
기원이 없이 쓸쓸하다
기원이 없어 쓸쓸하다 *

 

* 디베르티멘토 

창가에 앉아 있는 반가사유상을 보면 발바닥을 간질이고 싶어진다. 생각을 너무 골똘히 하니 뒤통수에 뿔이 돋지

 

어두워지는 창가에 앉아 반가사유상 흉내를 내다 보면 발바닥이 근질근질해진다. 아 누가 내 발바닥을 좀 간질여다오

 

술 마시고픈 저녁이다. 갸륵하게 어두워져 가는 *

 

* 음악들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 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 달리는 소리, 위구르, 위구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 

 

* 몰운대에 눈 내릴 때 

세상의 끝을 보려고 몰운대에 갔었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사랑보다 더 깊은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고 있었네
강물에 투신하는 건 차마 아득한 눈발뿐
몰운대는 세상의 끝이 아니었네
눈을 들어 바라보면 다시 시작되는 세상
몰운리 마을을 지나 광대골로 이어지고
언제나 우리가 말하던 절망은 하나의 허위였음을
눈 내리는 날 몰운대에 와서 알았네
꿩 꿩 꿩 눈이 내리고 있었네
산 꿩들 강물 위로 날고 있었네
불현듯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그리운 이름들
바람이 달려가며 호명하고 있었네
세상의 끝을 보려고 몰운대에 갔었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사랑보다 더 깊은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고 있었네
강물은 부드러운 손길로 몰운대를 껴안고
그곳에서 나의 그리움은 새롭게 시작되었네
세상의 끝은 또 다른 사랑의 시작이었네 *

 

* 장만옥
멀리 가는 길 위에 네가 있다
바람 불어 창문들 우연의 음악을 연주하는 그 골목길에
꽃잎 진 복숭아나무 푸른 잎처럼 너는 있다
어느 날은 잠에서 깨어나 오래도록 네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랑은 나뭇잎에 적은 글처럼 바람 속에 오고 가는 것
때로 생의 서랍 속에 켜켜이 묻혀 있다가
구랍의 달처럼 참 많은 기억을 데불고 떠오르기도 하는 것
멀리 가려다 쉬고 싶은 길 위에 문득 너는 있다
꽃잎 진 복숭아나무들이 긴 목책을 이루어
푸른 잎들이 오래도록 너를 읽고 있는 곳에
꽃잎 진 내 청춘의 감옥
복숭아나무 그 긴 목책 속에 *

 

*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나의 가슴에 성호를 긋던 바람도
스치고 지나가면 그뿐
하늘의 구름을 나의 애인이라 부를 순 없어요
맥주를 마며 고백한 사랑은
텅 빈 맥주잔 속에 갇혀 뒹굴고
깃발 속에 써놓은 사랑은
펄럭이는 깃발 속에서만 유효할 뿐이지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복잡한 거리가 행인을 비우듯
그대는 내 가슴의 한 복판을
스치고 지나간 무례한 길손이었을뿐
기억의 통로에 버려진 이름들을
사랑이라고 부를 수는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맥주를 마시고 잔디밭을 더럽히며
빨리 혹은 좀더 늦게 떠나갈 뿐이지요
이 세상에 영원한 애인이란 없어요
이 세상의 애인은 모두가 옛애인이지요 *

 

* 사곶 해안

고독이 이렇게 부드럽고 견고할 수 있다니
이곳은 마치 바다의 문지방 같다
주름진 치마를 펄럭이며 떠나간 여자를
기다리던 내 고독의 문턱
아무리 걸어도 닿을 수 없었던 生의 밑바닥
그곳에서 橫行하던 밀물과 썰물의 시간들
내가 안으로, 안으로만 삼키던 울음을
끝내 갈매기들이 얻어가곤 했지
모든 걸 떠나보낸 마음이 이렇게 부드럽고 견고할 수 있다니
이렇게 넓은 황량함이 내 고독의 터전이었다니
이곳은 마치 한 생애를 다해 걸어가야 할
광대한 고독 같다, 누군가 바람 속에서
촛불을 들고 걸어가던 막막한 생애 같다
그대여, 사는 일이 자갈돌 같아서 자글거릴 땐
백령도 사곶 해안에 가볼 일이다
그곳엔 그대 무거운 한 생애도 절대 빠져들지 않는
견고한 고독의 해안이 펼쳐져 있나니
아름다운 것들은 차라리 견고한 것
사랑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에도
그 뒤에 남는 건 오히려 부드럽고도 견고한 生
백령도, 백년 동안의 고독도
규조토 해안 이곳에선
흰 날개를 달고 초저녁별들 속으로 이륙하리니
이곳에서 그대는 그대 마음의 문지방을 넘어서는
또 다른 生의 긴 활주로 하나 갖게 되리라 *

 

*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너를 껴안고 잠든 밤이 있었지
창밖에는 밤새도록 눈이 내려
그 하얀 돛배를 타고 밤의 아주 먼 곳으로 나아가면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에 닿곤 했지

산뚱반도가 보이는 그곳에서
너와 나는 한 잎의 불멸
두 잎의 불면
세 잎의 사랑과
네 잎의 입맞춤으로 살았지
사랑을 잃어버린 자들의 스산한 벌판에선
밤새 겨울밤이 말달리는 소리, 위그르, 위그르 들려오는데
아무도 침범하지 못한 내 작은 나라의 봉창을 열면
그때까지도 처마 끝 고드름에 매달려 있는
몇 방울의 음악들

아직 아침은 멀고
대낮과 저녁은 더욱더 먼데
누군가 파뿌리 같은 눈발을 사락사락 썰며
조용히 쌀을 씻어 안치는 새벽
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

 

* 산초나무에게서 듣는 음악 

사랑은 얼마나 비열한 소통인가
네 파아란 잎과 향기를 위해 나는 날마다 한 桶의 물을 길어 나르며
울타리 밖의 햇살을 너에게 끌어다 주었건만
이파리 사이를 들여다보면 너는 어느새 은밀히 가시를 키우고 있었구나.
 
그러나 사랑은 또한 얼마나 장렬한 소통인가
네가 너를 지키기 위해 가시를 키우는 동안에도 나는
오로지 너에게 아프게 찔리기 위해,
 
오로지 상처받기 위해서만 너를 사랑했으니
산초나무여, 네 몸에 돋아난 아득한 신열의 잎사귀들이여.
그러니 사랑은 또한 얼마나 열렬한 고독의 음악인가 *


* 내 낡은 기타는 서러운 악보만을 기억하네 
나 집시처럼 떠돌다 그대를 만났네
그대는 어느 먼길을 걸어왔는지
바람이 깎아놓은 먼지조각처럼
길 위에 망연히 서 있었네
내 가슴의 푸른 샘물 한 줌으로
그대 메마른 입술 축여주고 싶었지만
아, 나는 집시처럼 떠돌다
어느 먼 옛날 가슴을 잃어버렸다네
가슴속 푸른 샘물도
내 눈물의 길을 따라
바다로 가버렸다네
나는 이제 너무 낡은 기타 하나만을 가졌네
내 낡은 기타는 서러운 악보만을 기억한다네
쏟아지는 햇살 아래서
기타의 목덜미를 어루만지면
가응 가응, 나의 기타는
추억의 고양이 소리를 낸다네
떨리는 그 소리의 가여운 밀물로
그대 몸의 먼지들 날려버릴 수 있다면
이 먼지나는 길 위에서
그대는 한 잎의 푸른 음악으로
다시 돋아날 수도 있으련만
나 집시처럼 떠돌다 이제야 그대를 만났네
그대는 어느 먼길을 홀로 걸어왔는지
지금 내 앞에 망연히 서 있네
서러운 악보처럼 펄럭이고 있네 *

 

* 그대의 발명

느티나무 잎사귀 속으로 노오랗게 가을이 밀려와 우리 집 마당은 옆구리가 화안합니다
그 환함 속으로 밀려왔다 또 밀려 나가는 이 가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한 장의 음악입니다

 

누가 고독을 발명했습니까 지금 보이는 것들이 다 음악입니다
나는 지금 느티나무 잎사귀가 되어 고독처럼 알뜰한 음악을 연주합니다

 

누가 저녁을 발명했습니까 누가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사다리 삼아서 저 밤하늘에 있는 초저녁 별들을 발명했습니까
 

그대를 꿈꾸어도 그대에게 가 닿을 수 없는 마음이 여러 곡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저녁입니다
음악이 있어 그대는 행복합니까 세상의 아주 사소한 움직임도 음악이 되는 저녁,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누워서 그대를 발명합니다 *

* 박정대시집[아무르 기타]-문학과지성사,2004

 

* 아침가리, 새들이 날아가 죽는 곳  

강원도 인제에 가면 아침가리라는 곳이 있네

나는 이제 그 아침가리의 끝에서

어떤 기억의 여행을 시작하려 하네

거친  영혼의 산맥을 거슬러 오르는

내 오래된 逆行,

게릴라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며

항상 겸허하게 땅에 입맞출 줄 아네  

 

작은 숨소리 하나만으로도

온 숲의 고독이 깨어나던 곳
바람이 고요히 물결을 떼밀어 열목어들,
물속의 처마에 걸어둔 풍경처럼

은은히 울리던 곳
전생의 애인이

하얗고 소담한 꽃으로 피어나

환하게 길을 비추어 주던 곳
물소리 먹고 자라난 나무들이

물소리 나는 나뭇잎들을

종처럼 매달고 울던 곳


아, 아침가리의 길을

나는 천상에서의 기억처럼

간직하고 있네 *

* 박정대시집[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민음사

 

* 아무르 강가에서 
그대 떠난 강가에서
나 노을처럼 한참을 저물었습니다
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낮이 밤으로 몸 바꾸는 그 아득한 시간의 경계를
유목민처럼 오래 서성거렸습니다

그리움의 국경

그 허술한 말뚝을 넘어 반성도 없이
민가의 불빛들 또 함부로 일렁이며 돋아나고

발밑으로는 어둠이 조금씩 밀려와

채이고 있었습니다, 발밑의 어둠


내 머리 위의 어둠,

내 늑골에 첩첩이 쌓여 있는 어둠
내 몸에 불을 밝혀 스스로 한 그루 촛불나무로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대 떠난 강가에서
그렇게 한참을 타오르다 보면 내 안의 돌멩이 하나
뜨겁게 달구어져 끝내는 내가 바라보는 어둠 속에
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날 것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초저녁별들이 뜨기엔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야광나무 꽃잎들만 하얗게 돋아나던 이 지상의 저녁
정암사 적멸보궁 같은 한 채의 추억을 간직한 채
나 오래도록 아무르 강변을 서성거렸습니다
별빛을 향해 걷다가

어느덧 한 떨기 초저녁별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

* 2005년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 박정대시인

-1965년 강원도 정선 출생

-1990년 문학사상에 [촛불의 미학]외 6편의 시가 당선, 제14회 김달진문학상, 2004년 김소월시문학상 수상

-시집[단편들][아무르 기타][내 청춘의 격렬비열도엔 아직도 음악 같은 눈이 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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