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보고픈 당신 - 성기완
세상에!
보고픈 당신
당신이 날 보고프다시면
나는 늘 세상 밖으로 달려가요
당신이 계신 곳은 어디든 세상 밖
세상이 모르도록 깊이 잠든 당신
나는 세상 밖의 남자이므로
세상이 몰라도 당신 곁에 있어요
바로 곁에
꿈이라면 꿈속에
삶이라면 그 속에
보고픈 당신
당신이 날 보고프다시면
언제나 세상이 깊이 잠들죠
세상에나! *
* 황혼, 멱라수
1
안녕, 은빛 강물
다발로 엮여 흘러가던
금빛 머리칼
니 속으로 뛰어들어가 적시던 내 몸
황혼의 둑에 말리고
나는 너를 그리며
붉게 잊으리
밤이 시작되면 그
렇게 노랠 부르리
2
종이학 모양의 꽃이 핀
죽음의 세계
긴 휘장 두 장이 은하수를 타고 내려와
노을 가득한 강물에 다리를 적셔
향기가 나고
그 향기를 돛 삼아 떠나는 사람
오 기쁜 탄식이여
즐거운 비가여
널 보고 싶어 하고 싶지 않다
너의 표정은
멜로디처럼 지척에 있는데
반짝이는 별들 속엔
눈물이 출렁
술 달린 장식들과 하얀
살을
꿈꿔도 되니
* 멱라수(汨羅水):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미수이 강'을 이르던 말.
중국 초나라의 굴원이 투신한 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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