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세상에! 보고픈 당신 - 성기완

효림♡ 2013. 9. 28. 19:50

* 세상에! 보고픈 당신 - 성기완 
세상에!
보고픈 당신
당신이 날 보고프다시면
나는 늘 세상 밖으로 달려가요
당신이 계신 곳은 어디든 세상 밖
세상이 모르도록 깊이 잠든 당신
나는 세상 밖의 남자이므로
세상이 몰라도 당신 곁에 있어요
바로 곁에
꿈이라면 꿈속에
삶이라면 그 속에
보고픈 당신
당신이 날 보고프다시면
언제나 세상이 깊이 잠들죠
세상에나! *

 

* 황혼, 멱라수 

1

안녕, 은빛 강물

다발로 엮여 흘러가던

금빛 머리칼

니 속으로 뛰어들어가 적시던 내 몸

황혼의 둑에 말리고

나는 너를 그리며

붉게 잊으리

밤이 시작되면 그

렇게 노랠 부르리

 

2

종이학 모양의 꽃이 핀

죽음의 세계

긴 휘장 두 장이 은하수를 타고 내려와

노을 가득한 강물에 다리를 적셔

향기가 나고

그 향기를 돛 삼아 떠나는 사람

 

오 기쁜 탄식이여

즐거운 비가여

 

널 보고 싶어 하고 싶지 않다

너의 표정은

멜로디처럼 지척에 있는데

반짝이는 별들 속엔

눈물이 출렁

술 달린 장식들과 하얀

살을

꿈꿔도 되니

 

* 멱라수(汨羅水):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미수이 강'을 이르던 말.

중국 초나라의 굴원이 투신한 강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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