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詩

바다 - 정지용

효림♡ 2014. 6. 3. 17:23

* 바다 1 - 정지용  

오.오.오.오.오. 소리치며 달려 가니
오.오.오.오.오. 연달어서 몰아 온다.

 

간 밤에 잠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풀어젔다.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제비 날어 들듯 물결 새이새이로 춤을추어. *

 

* 바다 2

한 백년 진흙 속에
숨었다 나온 듯이,

 

게처럼 옆으로
기여가 보노니,

 

머언 푸른 하늘 알로
가이 없는 모래 밭. *

 

* 바다 3

외로운 마음이
한종일 두고

 

바다를 불러ㅡㅡ

 

바다 우로
밤이
걸어 온다. *

 

* 바다 4

후주근한 물결소리 등에 지고 홀로 돌아가노니
어데선지 그누구 씨러져 울음 우는듯한 기척,

 

돌아 서서 보니 먼 燈臺가 반짝 반짝 깜박이고
갈매기떼 끼루룩 끼루룩 비를 부르며 날어간다.

 

울음 우는 이는 燈臺도 아니고 갈매기도 아니고
어덴지 홀로 떠러진 이름 모를 스러움이 하나. *

 

* 바다 5

바독 돌 은
내 손아귀에 만져지는것이
퍽은 좋은가 보아.

 

그러나 나는
푸른바다 한복판에 던졌지.

 

바독돌은
바다로 각구로 떠러지는것이
퍽은 신기 한가 보아.

 

당신 도 인제는
나를 그만만 만지시고,
귀를 들어 팽개를 치십시요.

 

나 라는 나도
바다로 각구로 떠러지는 것이,
퍽은 시원 해요.

 

바독 돌의 마음과
이 내 심사는
아아무도 모르지라요. *

 

* 바다 6

고래가 이제 橫斷 한뒤
海峽이 天幕처럼 퍼덕이오.

 

......힌물결 피여오르는 아래로 바독돌 자꼬 자꼬 나려가고,

 

銀방울 날리듯 떠오르는 바다종달새.....

 

한나잘 노려보오 훔켜잡어 고 빩안살 빼스랴고.

 

미역닢새 향기한 바위틈에
진달래꽃빛 조개가 해ㅅ살 쪼이고,

청제비 제날개에 미끄러저 도-네
유리판 같은 하늘에.
바다는 ㅡㅡ 속속 드리 보이오.
청대ㅅ닢 처럼 푸른
바다

 

꽃봉오리 줄등 켜듯한
조그만 산으로ㅡㅡ하고 있을까요.

 

솔나무 대나무
다옥한 수풀로ㅡㅡ하고 있을까요.

 

노랑 검정 알롱 달롱한
블랑키트 두르고 쪼그린 호랑이로ㅡㅡ하고 있을까요.

 

당신은 <이러한 風景>을 데불고
힌 연기 같은
바다
멀리 멀리 航海합쇼. *

 

* 바다 7

바다는
푸르오,
모래는
희오, 희오,
水平線우에
살포ㅡ시 나려안는

正午 한울,
한 한가온대 도라가는 太陽,
내 靈魂도
이제
고요히 고요히 눈물겨운 白金팽이를 돌니오. *

 

* 바다 8

흰 구름
피여 오르오,
내음새 조흔 바람
하나 찻소,
미억이 훡지고
소라가 살오르고
아아, 생강집 가치
맛드른 바다,
이제
칼날가튼 상어를 본 우리는
배ㅅ머리로 달려나갓소,
구녕뚤린 붉은 돗폭 퍼덕이오,
힘은 모조리 팔에!
창끄튼 꼭 바로! *

 

* 바다 9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흰 발톱에 찢긴
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루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이 앨쓴 海圖에
손을 싯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굴르도록

 

희동그란히 바쳐 들었다!
地球는 蓮닢인양 오므라들고.......펴고...... *

 

* 정지용 전집1 시 -민음사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