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1 - 정지용
오.오.오.오.오. 소리치며 달려 가니
오.오.오.오.오. 연달어서 몰아 온다.
간 밤에 잠살포시
머언 뇌성이 울더니,
오늘 아침 바다는
포도빛으로 부풀어젔다.
철석, 처얼석, 철석, 처얼석, 철석,
제비 날어 들듯 물결 새이새이로 춤을추어. *
* 바다 2
한 백년 진흙 속에
숨었다 나온 듯이,
게처럼 옆으로
기여가 보노니,
머언 푸른 하늘 알로
가이 없는 모래 밭. *
* 바다 3
외로운 마음이
한종일 두고
바다를 불러ㅡㅡ
바다 우로
밤이
걸어 온다. *
* 바다 4
후주근한 물결소리 등에 지고 홀로 돌아가노니
어데선지 그누구 씨러져 울음 우는듯한 기척,
돌아 서서 보니 먼 燈臺가 반짝 반짝 깜박이고
갈매기떼 끼루룩 끼루룩 비를 부르며 날어간다.
울음 우는 이는 燈臺도 아니고 갈매기도 아니고
어덴지 홀로 떠러진 이름 모를 스러움이 하나. *
* 바다 5
바독 돌 은
내 손아귀에 만져지는것이
퍽은 좋은가 보아.
그러나 나는
푸른바다 한복판에 던졌지.
바독돌은
바다로 각구로 떠러지는것이
퍽은 신기 한가 보아.
당신 도 인제는
나를 그만만 만지시고,
귀를 들어 팽개를 치십시요.
나 라는 나도
바다로 각구로 떠러지는 것이,
퍽은 시원 해요.
바독 돌의 마음과
이 내 심사는
아아무도 모르지라요. *
* 바다 6
고래가 이제 橫斷 한뒤
海峽이 天幕처럼 퍼덕이오.
......힌물결 피여오르는 아래로 바독돌 자꼬 자꼬 나려가고,
銀방울 날리듯 떠오르는 바다종달새.....
한나잘 노려보오 훔켜잡어 고 빩안살 빼스랴고.
미역닢새 향기한 바위틈에
진달래꽃빛 조개가 해ㅅ살 쪼이고,
청제비 제날개에 미끄러저 도-네
유리판 같은 하늘에.
바다는 ㅡㅡ 속속 드리 보이오.
청대ㅅ닢 처럼 푸른
바다
봄
꽃봉오리 줄등 켜듯한
조그만 산으로ㅡㅡ하고 있을까요.
솔나무 대나무
다옥한 수풀로ㅡㅡ하고 있을까요.
노랑 검정 알롱 달롱한
블랑키트 두르고 쪼그린 호랑이로ㅡㅡ하고 있을까요.
당신은 <이러한 風景>을 데불고
힌 연기 같은
바다
멀리 멀리 航海합쇼. *
* 바다 7
바다는
푸르오,
모래는
희오, 희오,
水平線우에
살포ㅡ시 나려안는
正午 한울,
한 한가온대 도라가는 太陽,
내 靈魂도
이제
고요히 고요히 눈물겨운 白金팽이를 돌니오. *
* 바다 8
흰 구름
피여 오르오,
내음새 조흔 바람
하나 찻소,
미억이 훡지고
소라가 살오르고
아아, 생강집 가치
맛드른 바다,
이제
칼날가튼 상어를 본 우리는
배ㅅ머리로 달려나갓소,
구녕뚤린 붉은 돗폭 퍼덕이오,
힘은 모조리 팔에!
창끄튼 꼭 바로! *
* 바다 9
바다는 뿔뿔이
달어 날랴고 했다.
푸른 도마뱀떼 같이
재재발렀다.
꼬리가 이루
잡히지 않었다.
흰 발톱에 찢긴
珊瑚보다 붉고 슬픈 생채기!
가까스루 몰아다 부치고
변죽을 둘러 손질하여 물기를 시쳤다.
이 앨쓴 海圖에
손을 싯고 떼었다.
찰찰 넘치도록
돌돌 굴르도록
희동그란히 바쳐 들었다!
地球는 蓮닢인양 오므라들고.......펴고...... *
* 정지용 전집1 시 -민음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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