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詩 모음

결혼식 축시 모음

효림♡ 2015. 6. 22. 09:00

* 결혼 - 나태주

외로운

별 하나가

역시

외로운 별 하나와

만났다.

 

세상에 빛나는 별

두 개가 생겼다.

 

언제나 춥고

쓸쓸한 여자,

사내 옆에 서서

늘은

따뜻해 보인다.

 

* 수대동시(手帶洞詩) - 서정주  

흰 무명옷 갈아입고 난 마음

싸늘한 돌담에 기대어 서면

사뭇 쑥스러워지는 생각, 高句麗에 사는 듯,

아스럼 눈감았던 내 넋의 시골

별 생겨나듯 돌아오는 사투리.

 

등잔불 벌써 키어지는데.......

오랫동안 나는 잘못 살았구나.

샤를르 보들레르처럼 섧고 괴로운 서울 女子를

아조 아조 인제는 잊어버려,

 

仙旺山 그늘 手帶洞 十四번지,

長水江 뻘밭에 소금 구워 먹던

曾祖 할아버짓적 흙으로 지은 집,

오매는 남보단 조개를 잘 줍고,

아버지는 등짐 서른 말 졌느니,

 

여기는 바로 十年 전 옛날

초록 저고리 입었던 금녀, 꽃각시 비녀 하여 웃던 三月의

금녀, 나와 둘이 있던 곳.

 

머잖아 봄은 다시 오리니

금녀 동생을 나는 얻으리.

눈썹이 검은 금녀 동생

얻어선 새로 手帶洞 살리. *

* 서정주시집[안 끝나는 노래]-정음사

 

* 너희 사랑 -누이를 위하여 - 신경림

낡은 교회 담벼락에 쓰여진

자잘한 낙서에서 너희 사랑은 싹텄다

흙바람 맵찬 골목과 불기 없는

자취방을 오가며 너희 사랑은 자랐다

가난이 싫다고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고

반 병의 소주와 한 마리 노가리를 놓고

망설이고 헤어지기 여러 번이었지만

뉘우치고 다짐하기 또 여러 밤이었지만

망설임과 헤매임 속에서 너희 사랑

굳어졌다 새삶 찾아나서는

다짐 속에서 너희 사랑은 깊어졌다

돌팔매와 최루탄에 찬 마룻바닥과

푸른옷에 비틀대기도 했으나

소줏집과 생맥줏집을 오가며

다시 너희 사랑은 다져졌다

그리하여 이제 너희 사랑은

낡은 교회 담벼락에 쓰여진

낙서처럼 눈에 익은 너희 사랑

단비가 되어 산동네를 적시는구나

훈풍이 되어 산동네를 누비는구나

골목길 오가며 싹튼 너희 사랑은

새 삶 찾아나서는 다짐 속에서

깊어지고 다져진 너희 사랑은

 

* 가난한 사랑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 바람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 

* 신경림시집[이래서 이 세상에 꽃으로 피었으면]-랜덤하우스

 

* 연리지(蓮理枝) - 황봉학  
손 한번 맞닿은 죄로
당신을 사랑하기 시작하여
송두리째 나의 전부를 당신에게 걸었습니다
이제 떼어놓으려 해도 떼어놓을 수 없는 당신과 나는
한 뿌리 한 줄기 한 잎사귀로 숨을 쉬는
연리지(連理枝)입니다

단지 입술 한번 맞닿은 죄로
나의 가슴 전부를 당신으로 채워버려
당신 아닌 그 무엇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는
몸도 마음도 당신과 하나가 되어버려
당신에게만 나의 마음을 주는
연리지(連理枝)입니다

이 몸 당신에게 주어버린 죄로
이제 한 몸뚱어리가 되어
당신에게서 피를 받고
나 또한 당신에게 피를 나누어주는
어느 한 몸 죽더라도
그 고통 함께 느끼는 연리지(連理枝)입니다

이 세상 따로 태어나
그 인연 어디에서 왔기에
두 몸이 함께 만나 한 몸이 되었을까요
이 몸 살아가는 이유가 당신이라 하렵니다
당신의 체온으로 이 몸 살아간다 하렵니다
당신과 한 몸으로 살아가는 이 행복
진정 아름답다 하렵니다.
* 연리지(連理枝) - 두 나뭇가지가 맞닿아서 같이 살아감,
서로 맘이 통하는 것으로 부부 또는 연인을 비유하는 말. 
  

 

* 축복의 노래 - 문정희 
사랑의 이름으로 반지 만들고
영혼의 향기로 촛불 밝혔네
  
저 멀리 반짝이는 아름다운 별 하나
둘이 함께 바라보며 걸어가리라
  
오늘은 새 길을 떠나는 축복의 날
내딛는 발자국마다 햇살이 내리어
그대의 맑은 눈빛 이슬 맺혔네
  
둘이서 하나되어 행복의 문을 열면
비바람인들 어이 눈부시지 않으리
추위인들 어이 따스하지 않으리
  
아아 오늘은 아름다운 약속의 날
사랑의 이름으로 축복하리라

* 신부에게 - 천상병
온실에서 갓 나온 꽃인 양
첫걸음을 내디딘 신부여
처음 바라보는 빛에 눈이 부실 테지요.
세상은
눈부시게 밝은 빛이 있는가 하면
어두운 빛도 있답니다.
또한 기쁜 일도 있을 것이고
슬픈 일도 있답니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쓴맛이 더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은 괴로움만도
또한 아닙니다.

신부님 곁에는 함께 살아갈
용감하고 튼튼한 신랑이 있습니다.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고 양보하면은
더 큰 복을 받을 테지요.
신부여,

성실과 진실함이 함께 한다면
두 사람은 누구보다 행복의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용기와 힘을 합쳐 보세요.
그러면 아름다운 꽃이 필 것이며
튼튼한 열매가 맺어질 것입니다.

 

*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
-

Now you will feel no rain,
For each of you will be shelter to the other.
Now you will feel no cold,
For each of you will be warmth to the other.
Now there is no more loneliness,
For each of you will be companion to the other.
Now you are two bodies,
But there is one life before you.
Go now to your dwelling place,
To enter into the days of your togetherness.
And may your days be good and long upon the earth. 

 

* 둘이서 하나가 되어 - 김후란 
밝은 이 자리에 떨리는 두 가슴
말없이 손잡고 서 있습니다
두 시내 합치어 큰 강물 이루듯
천사가 놓아 준 금빛다리를 건너
두 사람 마주 걸어와 한 자리에 섰습니다

언젠가는 오늘이 올 것을 믿었습니다
이렇듯 소중한 시간이 있어 주리란 것을
그때 우리는 이슬 젖은 솔숲을 거닐면서 말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푸은 밤 고요한 달빛 아래
손가락 마주 걸고 맹세도 했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하나가 되리라고
그리고 지금 우리가 순수한 것처럼
우리의 앞날을 순수하게 키워 가자고

사람들은 누구나 말합니다
사노라면 기쁨과 즐거움 뒤에
어려움과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며
비에 젖어 쓸쓸한 날도 있다는 걸
모래성을 쌓듯 몇 번이고 헛된 꿈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걸

그럴수록 우리는

둘이서 둘이 아닌 하나이 되렵니다
둘이서 하나이 되면
둘이서 하나이 되면
찬바람 목둘레에 감겨든단들
마음이야 언제나 따뜻한 불빛
외로울 때는
심장에서 빼어 준 소망의 언어들을 기억할 것입니다

잊을 수 없는 우리만의 밀어
버릴 수 없는 우리만의 꿈
약속의 언어로 쌓아올린 종탑
높은 정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가장 꼭대기에 매어 단
사랑과 헌신의 종을 힘껏 치렵니다

아, 이토록 아름다운 하늘 아래
이토록 가슴이 빛나는 날에
둘이서 하나가 되면
둘이서 하나가 되면
지상의 온갖 별들이 머리 위에서 빛나고
불멸의 힘으로 피어나는 날들이
우리들을 끌어갈 것입니다

우리의 손을 잡고
같은 쪽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가렵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 결혼을 축하해요 - 용혜원 
두 분이 참 잘 어울려요
참 잘 만나셨어요
보기에도 너무나 아름답군요  

오늘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보여요
신랑 신부 두 분이
닮은 점이 많아요  

눈빛에는 꿈이 가득하고
가슴에는 열정이 가득하니
소망들을 이루어 가실 거예요  

참 부러워요
신랑 신부 두 분은
참 좋은 배필을 만났네요  

다정해 보여요
신랑 신부 두 분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와요  

발길은 내일을 향해 힘차고
가슴에는 사랑이 가득하니
우리도 마음껏 축복하고 싶어요  

행복하게 사세요 부럽네요
두 분의 축복 받는 모습이  

귀엽고 아름다운 아이들을 낳으세요
두 분을 닮는다면 예쁜 거예요
행복의 보금자리를
날마다 만들어 가세요
우리도 초대해 주세요
두 분이 사는 모습이 보고 싶어요  

늘 지켜보겠어요
두 분의 사랑이 언제나 한결같기를 원해요
항상 행복하게 사세요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두 분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요!

 

* 꽃밭에 사는 -결혼에 부쳐 - 김승동 
나는
당신의 연분홍 꽃잎을
소롯이 받쳐든 꽃받침입니다
하늘에서나 땅에서나
정갈한 숨을 실어 나르는 길목에서
당신의 따뜻한 체온을 지키는
작은 우주입니다
봄밤, 바람이 당신의 입술을 스쳐
달빛에 향기라도 묻으면 그만
가슴이 척 내려앉는
외로움의 보물창고이기도 합니다
 
당신은
푸른 나의 꽃받침에서 꿈을 꾸는
아름다운 꽃잎입니다
날마다 예쁜 꽃술을 흔들며
나에게만 이야기하는
하나뿐인 나의 별입니다
소낙비가 고운 얼굴을 후려치고
따가운 햇살로 훼방을 놓아도
언제나 나에게만 의지하고 기대서는
그리움의 피난처입니다
 
보지 않을 것과
듣지 않을 소리를 나눌 줄 알며
침묵과 기다림의 의미를
가슴에 포갤 줄 아는 우리는
세상 사람들의 꽃입니다
봄여름가을 가고 하얀 무서리가 내려도
신비로운 꽃잎을 피우는
순결한 사랑입니다
꽃밭에 사는 우리는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 오광수
내가 당신에게
웃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손짓과 우스운 표정보다
마음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뜨거운 사랑이
당신의 생활 속에 즐거움이 되어
당신의 삶의 미소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믿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백 마디 맹세와 말뿐인 다짐보다
가슴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진실한 사랑이
당신의 생각 속에 미더운 이 되어
당신의 삶의 동반자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소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구름 같은 신기루보다
생활 속에 흐르는
당신을 향한 진솔한 사랑이
당신의 신앙 속에 닮아감이 되어
당신의 삶의 이정표가 되길 원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행복이길 원합니다.
나와 함께 웃을 수 있고
나와 함께 믿음을 키우며
나와 함께 소망을 가꾸어
우리 서로 마주보며 살아가는 세상
당신의 삶이 행복이길 원합니다. 

 

* 사랑의 사람들이여 - 이해인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두 사람이
꽃과 나무처럼 걸어와서
서로의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오랜 기다림 끝에
혼례식을 치르는 날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라

둘이 함께 하나 되어
사랑의 층계를 오르려는
사랑의 사람들이여
하얀 혼례복처럼
아름답고 순결한 기쁨으로
그대들의 새 삶을 채우십시오
어느 날
시련의 어둠이 닥치더라도
함께 참고 함께 애써
더욱 하나 되는
사랑의 승리자가 되어 주십시오

서로가 서로에게
문을 열어
또 한 채의
"사랑의 집"을 지으려는
사랑의 사람들이여

사랑할수록 애틋하게 타오르는
그리움과 목마름으로
마침내는 주님의 이름을
나직히 불러보는
고운 사람들이여

어떠한 슬픔 속에서도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은
오직 사랑만이 기도이며
사랑만이 영원하다는 것을
그대들의 삶으로
보여 주십시오

 

* 결혼에 대하여 - 정호승  

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기도해온 사람과 결혼하라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스스로 기뻐할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깎지 못한 손톱을 다정스레 깎아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나뭇가지들이 밤마다 별들을 향해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가끔은 전깃불을 끄고 촛불 아래서 한 권의 시집을 읽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밤이 깊으면 가끔은 사랑해서 미안하다고 속삭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결혼이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사랑도 결혼이 필요하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한다는 것이며
결혼도 때로는 외로운 것이다 *

* 정호승시집[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알미트라는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스승이여, 결혼이란 무엇입니까?

그는 대답했다.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며, 또 영원히 함께 있으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사라지게 할 때까지 함께 있으리라.

아, 그대들은 함께 있으리라. 신의 말없는 신의 기억속에서까지도.

허나 그대들의 공존에는 거리를 두라. 천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도록.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어느 한 편의 잔만을 마시지는 말라.
서로 저희의 빵을 주되, 어느 한 편쪽의 빵만을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

비록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저마다 외로운 기타 줄들처럼.


서로 가슴을 주라. 허나 간직하지는 말라.
오직 삶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허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는 것을.
참나무와 사이프러스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강은교역

 

*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의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류시화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열림원

'시인 詩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태준 시 모음 3  (0) 2015.07.23
비 시 모음  (0) 2015.07.12
수선화 시 모음  (0) 2015.04.03
봄 시 모음 5  (0) 2015.03.04
은행나무 - 곽재구  (0) 201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