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설레는 봄날에 - 김용택 * 다시 설레는 봄날에 - 김용택 당신, 당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곱게 지켜 곱게 바치는 땅의 순결 그 설레이는 가슴 보드라운 떨림으로 쓰러지며 껴안을 내 몸 처음 열어 골고루 적셔 채워줄 당신 혁명의 아침같이 산굽이 돌아오며 아침 여는 저기 저 물굽이같이 부드러운 힘으로 굽이치.. 김용택* 2009.03.04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 그 여자네 집 - 김용택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 김용택* 2009.03.04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 김용택* 2009.02.02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 김용택* 2009.02.02
그대 생의 솔숲에서 - 김용택 * 그대 생의 솔숲에서 - 김용택 나도 봄산에서는 나를 버릴 수 있으리 솔이파리들이 가만히 이 세상에 내리고 상수리나무 묵은 잎은 저만큼 지네 봄이 오는 이 숲에서는 지난날들을 가만히 내려놓아도 좋으리 그러면 지나온 날들처럼 남은 생도 벅차리 봄이 오는 이 솔숲에서 무엇을 내 .. 김용택* 2009.02.02
섬진강 1 - 김용택 * 섬진강 1 - 김용택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쌀밥 같은 토끼풀꽃, 숯불 같은 자운영 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 김용택* 2009.02.02
오래 사랑한 당신 - 김용택 * 오래 사랑한 당신 - 김용택 나뭇잎이 필 때도 나는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비가 올 때도 나는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잎이 질 때도 나는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나는 눈이 내리기 전과 눈이 내릴 때와 눈이 내린 후에도 나무 곁에 서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나무도 내 곁에 서 있었답.. 김용택* 2009.01.23
그이가 당신이예요 - 김용택 * 그이가 당신이예요 - 김용택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아 있는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이 당신입니다 나의 가장 부끄럽고도 죄스러운 모습을 통째로 알고계시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일 터이지요 그분이 당신입니다 .. 김용택* 2009.01.22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어제는 많이 보고 싶었답니다 그립고, 그리고 바람이 불었지요 하얗게 뒤집어진 참나무 이파리들이 강기슭이 환하게 산을 넘어왔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지요 평생을 가지고 내게 오던 그 고운 손길이 내 등뒤로 돌아올 때 풀밭을 보았지요 풀이 되어 바람 위에.. 김용택* 2009.01.21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 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 -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김용택*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