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살 - 김사인 * 보살 - 김사인 그냥 그 곁에만 있으믄 배도 안 고프고, 몇날을 나도 힘도 안 들고, 잠도 안 오고 팔다리도 개뿐허요. 그저 좋아 자꾸 콧노래가 난다요. 숟가락 건네주다 손만 한번 닿아도 온몸이 다 짜르르허요. 잘 있는 신발이라도 다시 놓아주고 싶고, 양말도 한번 더 빨아놓고 싶고, 흐.. 좋아하는 詩 2015.06.27
여름 다 저녁 때의 초록 호수 - 고재종 * 여름 다 저녁 때의 초록 호수 - 고재종 이제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지만 아직도 숲속 골짜기에는 산 절로 물 절로 하는 호수들이 있긴 있는 것이다. 마을 뒷산 속에 있는 그 중 하나를 나는 황혼 무렵이면 찾는데 늘 산영이 잠겨 푸르게 물들어버린 호수 위로 우선 밀잠자리며 실잠자.. 좋아하는 詩 2013.06.17
한바탕 잘 끓인 추어탕으로 - 고재종 * 한바탕 잘 끓인 추어탕으로 - 고재종 우리 동네 성만 씨네 산다랑치논에, 그 귀퉁이의 둠벙에, 그 옆 두엄 자리의 쇠지랑물 흘러든 둠벙에, 세상에, 원 세상에, 통통통 살 밴 누런 미꾸라지들이, 어른 손가락만 한 미꾸라지들이 득시글벅시글거리더라니, 그걸 본 거슴팍 벌떡거린 몇몇이,.. 좋아하는 詩 2011.05.27
봄날은 간다 시 모음 * 봄날은 간다 - 정일근 벗꽃이 진다, 휘날리는 벚꽃 아래서 연분홍 치마가 휘날리더라,* 그런 늙은 유행가가 흥얼거려진다는 것, 내 생(生)도 잔치의 파장처럼 시들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늘어진 벚나무 가지 사이로 경축 제40회 진해 군항제 현수막이 보인다 40년이라, 내 몸도 그 세월을.. 시인 詩 모음 2009.03.24
고재종 시 모음 *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 고재종 누이야, 네 초롱한 말처럼 네 딛는 발자국마다에 시방 동백꽃 송이송이 벙그는가. 시린 바람에 네 볼은 이미 붉어 있구나. 누이야, 내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방 날 쇠리쇠.. 시인 詩 모음 200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