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 이우걸 * 첫사랑 - 이우걸 배경은 노을이었다 머릿단을 감싸 안으며 고요히 떴다 감기는 호수 같은 눈을 보았다 내게도 그녀에게도 준비해둔 말이 없었다 * * 바퀴는 돌면서 길은 달리면서 바퀴를 돌리지만 바퀴는 돌면서 길을 감고 있다 모나고 흠진 이 세상 둥글게 감고 있다. * * 어머니 아직도 .. 좋아하는 詩 2015.09.20
서정춘 시 모음 * 눈물 부처 - 서정춘 비 내리네 이 저녁을 빈 깡통 두드리며 우리집 단칸방에 깡통 거지 앉아 있네 빗물소리 한없이 받아주는 눈물 거지 앉아 있네 * * 죽편(竹篇) 1 -여행 여기서부터, ㅡ멀다 칸칸마다 밤이 깊은 푸른 기차를 타고 대꽃이 피는 마을까지 백년이 걸린다 * * 죽편(竹篇) 2 -工法.. 시인 詩 모음 2010.07.12
차창룡 시 모음 * 내소사, 선운사, 동불암 똘감 - 차창룡 내가 확인한 바로는 내소사, 선운사, 동불암 스님들은 먹고살 만하다 그 먹음직한 똘감을 하나도 먹지 않고 놔두다니 그곳 스님들은 배가 충분히 부르거나 대단히 게으르다 왜 저 맛있는 똘감을 따지 않죠? 저건 새들의 밥이에요 스님들은 둘러대.. 시인 詩 모음 2010.04.29
오세영 시 모음 * 봄은 전쟁처럼 - 오세영 산천(山川)은 지뢰밭인가 봄이 밟고 간 땅마다 온통 지뢰의 폭발로 수라장이다.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푸르고 붉은 꽃과 풀과 나무의 어린 새싹들, 전선엔 하얀 연기 피어오르고 아지랑이 손짓을 신호로 은폐중인 다람쥐, 너구리, 고슴도치, 꽃뱀... 일제히 참호.. 시인 詩 모음 2009.08.27
첫사랑 - 김용택 * 첫사랑 - 김용택 바다에서 막 건져올린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새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설날 입은 새옷도 아, 꿈같던 그때 이 세상 전부 같던 사랑도 다 낡아간다네 나무가 하늘을 향해 커가는 것처럼 새로 피는 깊은 산중의 진달래처럼 아, 그렇게 놀라운 세상이 내게 새로 .. 김용택* 2009.08.18
첫사랑 - 류시화 * 첫사랑 -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 좋아하는 詩 2009.06.17
고재종 시 모음 * 백련사 동백숲길에서 - 고재종 누이야, 네 초롱한 말처럼 네 딛는 발자국마다에 시방 동백꽃 송이송이 벙그는가. 시린 바람에 네 볼은 이미 붉어 있구나. 누이야, 내 죄 깊은 생각으로 내 딛는 발자국마다엔 동백꽃 모감모감 통째로 지는가. 검푸르게 얼어붙은 동백잎은 시방 날 쇠리쇠.. 시인 詩 모음 200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