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漢詩

상률가(橡栗歌) -상수리 - 윤여형(尹汝衡)

효림♡ 2015. 4. 29. 09:30

상률가(橡栗歌) - 윤여형(尹汝衡)[고려후기]

 

橡栗橡栗栗非栗 - 상률상률률비률

誰以橡栗爲之名 - 수이상률위지명

味苦於荼色如炭 - 미고어도색여탄

療飢未必輸黃精 - 요기미필수황정

村家父老裹糇糧 - 촌가부로과후량

曉起趁取雄鷄聲 - 효기진취웅계성

陟彼崔嵬一萬仞 - 척피최외일만인

捫蘿日與猿狖爭 - 문라일여원유쟁

崇朝掇拾不盈筐 - 숭조철습부영광

兩股束縛飢腸鳴 - 양고속박기장명

天寒日暮宿空谷 - 천한일모숙공곡

燒桂燃松煮溪蔌 - 소계연송자계속

夜深霜露滿皎肌 - 야심상로만교기

男呻女吟苦悽咽 - 남신녀음고처인

試向村家問老農 - 시향촌가문로농

老農丁寧爲予說 - 노농정녕위여설

近來權勢奪民田 - 근래권세탈민전

標以山川作公案 - 표이산천작공안

或於一田田主多 - 혹어일전전주다

徵後還徵無間斷 - 징후환징무간단

或罹水旱年不登 - 혹리수한년부등

場圃年深草蕭索 - 장포년심초소삭

剝膚槌髓掃地空 - 박부퇴수소지공

官家租稅奚由出 - 관가조세해유출

壯者散之知幾千 - 장자산지지기천

老弱獨守懸磬室 - 노약독수현경실

未忍將身轉溝壑 - 미인장신전구학

空巷登山拾橡栗 - 공항등산습상률

其言悽惋略而盡 - 기언처완략이진

聽終辭絶心如噎 - 청종사절심여열

君不見侯家一日食萬錢 - 군불견후가일식만전

珍羞星羅五鼎列 - 진수성라오정렬

馭吏沈酒吐錦茵 - 어리침주토금인

肥馬厭榖鳴金埒 - 비마염곡명김랄

焉知彼美盤上餐 - 언지피미반상찬

盡是村翁眼底血 - 진시촌옹안저혈

 

* 도톨밤의 노래

 

도톨밤 도톨밤 밤 아니거늘,

누가 도톨밤이라 이름 지었는고

맛은 씀바귀보다 쓰며, 색은 숯보다 검으나

요기하는 덴 반드시 황정(黃精)보다 지지 않나니,

촌집 늙은이 마른 밥 싸 가지고,

새벽에 수탉 소리 듣고 도톨밤 주우러 가네.

저 만 길 벼랑에 올라,

칡넝쿨 헤치며 매일 원숭이와 경쟁한다.

온종일 주워도 광주리에 차지 않는데,

두 다리는 동여 놓은 듯 구린 창자 쪼르륵,

날 차(寒)고 해 저물어 빈 골짜기에 자네,

솔가지 지펴서 시내 나물 삶는다.

밤이 깊자 온몸이 서리에 덮이고 이슬에 젖어,

남자 여자 앓는 소리 너무나 구슬퍼라.

내 촌집에 들러 늙은 농부에게 물으니.

늙은 농부 자세히 나보고 얘기한다.

요사이 세력 있는 사람들 백성의 토지를 뺏어

산이며 내로써 한계 지어 공문서(公文書) 만들었소,

혹은 토지에 주인이 많아서

도조(賭租)를 받은 뒤 또 받아 가기 쉴 새 없소.

혹은 수한(水旱)을 당하여 흉작일 때에는

해묵은 타작 마당엔 물만 엉성하다.

살을 긁고 뼈를 쳐도 아무것도 없으니,

국가의 조세는 어떻게 낼꼬.

몇 천 명 장정은 흩어져 나가고,

노약(老弱)만 남아서 거꾸로 달린 종(鐘)처럼 빈 집을 지키누나.

차마 몸을 시궁창에 박고 죽을 수 없어,

마음을 비우고 산에 올라 도토리며 밤이며 줍는다고,

그 말이 처량하여 간략해도 자세해

듣고 나니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아라.

그때 보잖았나, 고관집(高官) 하루 먹는 것이 만전(萬錢)어치

맛있는 음식이 별처럼 벌여져 있고 다섯 솥이 널려 있지

하인도 술 취하여 비단 요에 토하고

말은 배불러 금마판에서 소리치네,

그들이 어찌 알기나 하랴 그 좋은 음식들이,

모두 다 촌 늙은이의 눈 밑의 피(血)인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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