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 피천득 * 오월 -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좋아하는 詩 2009.05.06
오월 민들레 - 도종환 * 오월 민들레 - 도종환 내가 이름없는 땅에 이렇게 피어있는 것은 이곳이 나의 땅인 까닭입니다 내가 이렇게 홀로 피어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이 세상 모든 꽃들도 제 홀로는 다 그렇게 있는 까닭입니다 풀과 꽃들이 모두 그렇게 있을 곳에 있듯이 당신과 나도 그렇게 있는 것입니다 날.. 도종환* 2009.05.06
5월 - 이해인 * 5월 - 이해인 찔레꽃 아카시아꽃 탱자꽃 안개꽃이 모두 흰빛으로 향기로운 5월 푸른 숲의 뻐꾹새 소리가 詩魂을 흔들어 깨우는 5월 나는 누구에게도 방해를 받지 않고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 그동안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고 싶다 살아서 누릴 수 있는 생명의 축제를 우선은 나 홀로 지낸 .. 이해인* 2009.05.06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도종환 * 사랑도 살아가는 일인데 - 도종환 꽃들은 향기 하나로 먼 곳까지 사랑을 전하고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 지어 하늘 건너 사랑을 알리는데 제 사랑은 줄이 끊긴 악기처럼 소리가 없었습니다 나무는 근처의 새들을 제 몸 속에 살게 하고 숲은 그 그늘에 어둠이 무서운 짐승들을 살게 하는데 .. 도종환* 2009.05.05
바람이 오면 - 도종환 * 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 *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바람이 그치면 나도 그칠까 빗발.. 도종환* 2009.05.05
꽃 지는 날 - 도종환 * 꽃 지는 날 - 도종환 아침나절은 피는 꽃 지는 꽃을 보느라 다 보내고 오후에는 텃밭을 일구었습니다. 산기슭에 저 혼자 피었다 지는 나무의 꽃잎이 눈발처럼 날리는 날은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마당을 점점이 덮은 산벚나무 꽃잎, 연못 위에 떨어진 연분홍 개복숭아 꽃잎, 바.. 도종환* 2009.05.05
꽃 지는 날 - 도종환 * 꽃 지는 날 - 도종환 슬프지만 꽃은 집니다 흐르는 강물에 실려 아름답던 날은 가고 바람불어 우리 살에도 소리없이 금이 갑니다 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살고자 하던 그대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대에게 꽃지는 날이 찾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대 이기고 지고 또 지기 바랍니다.. 도종환* 2009.05.05
박재삼 시 모음 * 아름다운 천 - 박재삼 나는 그대에게 가슴 뿌듯하게 사랑을 못 쏟고 그저 심약한, 부끄러운 먼 빛으로만 그리워하는 그 짓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죽을 때까지 가리라고 봅니다 그런 엉터리 사랑이 어디 있느냐고 남들은 웃겠지만 나는 그런 짝사랑을 보배로이 가졌기 때문에 아.. 시인 詩 모음 2009.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