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시 모음 * 복사꽃 - 이정하 할 말이 하도 많아 입 다물어버렸습니다. 눈꽃처럼 만발한 복사꽃은 오래 가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 가세요, 그대. 떨어지는 꽃잎처럼 가볍게, 연습이듯 가세요 꽃진 자리 열매가 맺히는 건 당신은 가도 마음은 남아 있다는 우리 사랑의 정표겠지요 내 눈에서 그대 모습.. 시인 詩 모음 2010.04.26
첫사랑 시 모음 * 첫사랑 - 용혜원 볼이 빨개졌지요 가슴이 두근 두근대며 마구 뛰었지요 누가 내 마음 알까 숨고만 싶었지요 * 첫사랑 - 안도현 그 여름 내내 장마가 다 끝나도록 나는 봉숭아 잎사귀 뒤에 붙어 있던 한 마리 무당벌레였습니다 비 그친 뒤에, 꼭 한번 날아가보려고 바둥댔지만 그때는 뜰 안 가득 성큼 .. 시인 詩 모음 2010.04.26
고정희 시 모음 *고백 - 편지 6 - 고정희 너에게로 가는 그리움의 전깃줄에 나는 감 전 되 었 다 * * 사랑법 첫째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를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내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덩이를 .. 시인 詩 모음 2010.04.22
목련 시 모음 * 목련 - 안도현 징하다, 목련 만개한 것 바라보는 일// 이 세상에 와서 여자들과 나눈 사랑이라는 것 중에 두근거리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두 눈이 퉁퉁 부은 애인은 울지 말아라// 절반쯤만, 우리 가진 것 절반쯤만 열어놓고 우리는 여기 머무를 일이다// 흐득흐득 세월은 가는 .. 시인 詩 모음 2010.04.16
이가림 시 모음 * 석류 - 이가림 언제부터 이 잉걸불 같은 그리움이 텅 빈 가슴속에 이글거리기 시작했을까 지난 여름 내내 앓던 몸살 더 이상 견딜 수 없구나 영혼의 가마솥에 들끓던 사랑의 힘 캄캄한 골방 안에 가둘 수 없구나 나 혼자 부둥켜안고 뒹굴고 또 뒹굴어도 자꾸만 익어가는 어둠을 이젠 알알.. 시인 詩 모음 2010.04.14
민들레 시 모음 *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 시인 詩 모음 2010.04.08
채석강 시 모음 * 명편(名篇) - 복효근 채석장 암벽 한구석에 종석♡진영 왔다 간다 비뚤비뚤 새겨져 있다 옳다 눈이 참 밝구나 만 권의 서책이라 할지라도 이 한 문장이면 족하다 사내가 맥가이버칼 끝으로 글자를 새기는 동안 그녀의 두 눈엔 바다가 가득 넘쳐났으리라 왔다 갔다는 것 자명한 것이 이밖에 더 있을까 .. 시인 詩 모음 2010.04.05
내소사 시 모음 * 소리물고기 - 복효근 내소사 목어 한 마리 내 혼자 뜯어도 석 달 열흘 우리 식구 다 뜯어도 한 달은 뜯겠다 그런데 벌써 누가 내장을 죄다 빼 먹었는지 텅 빈 그 놈의 뱃속을 스님 한 분 들어가 두들기는데..... 소리가 한, 그 소리가 허공 중에 헤엄쳐 나가서 한 마리 한 마리 수천마리 물.. 시인 詩 모음 2010.04.05
봄비 시 모음 * 그 봄비 - 박용래 오는 봄비는 겨우내 묻혔던 김칫독 자리에 모여 운다 오는 봄비는 헛간에 엮어 단 시래기 줄에 모여 운다 하루를 섬섬히 버들눈처럼 모여 서서 우는 봄비여 모스러진 돌절구 바닥에도 고여 넘치는 이 비천함이여 * * 봄비 - 변영로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있어 .. 시인 詩 모음 2010.03.31
박영근 시 모음 * 저 꽃이 불편하다 - 박영근 모를 일이다 내 눈앞에 환하게 피어나는 저 꽃덩어리 바로 보지 못하고 고개 돌리는 거 불붙듯 피어나 속속잎까지 벌어지는 저것 앞에서 헐떡이다 몸뚱어리가 시체처럼 굳어지는 거 그거 밤새 술 마시며 너를 부르다 네가 오면 쌍소리에 발길질하는 거 비바.. 시인 詩 모음 2010.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