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벌판에서 - 도종환 * 눈 내리는 벌판에서 - 도종환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 도종환* 2008.12.08
영정중월(詠井中月) -달빛을 탐내다 - 이규보 * 詠井中月 - 李奎報 山僧貪月色 - 산승탐월색 幷汲一甁中 - 병급일병중 到寺方應覺 - 도사방응각 甁傾月亦空 - 병경월역공 * 달빛을 탐내다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절에 돌아와 비로소 깨달았으리 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게 되는 것을 * 좋아하는 漢詩 2008.12.07
접시꽃 당신 - 도종환 * 접시꽃 당신 - 도종환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 도종환* 2008.12.07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좋아하는 詩 2008.12.07
[스크랩] 겨울 바다 / 김남조 시 겨울 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 좋아하는 詩 2008.12.05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 좋아하는 詩 2008.12.05
바람의 말 - 마종기 *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 좋아하는 詩 2008.12.05
설야 - 김종길 * 설야(雪夜) - 김종길 눈오면그리움 한결더하여 눈속에차운볼이 꽃으로피네 말없이밟아가는 어스럼길에 눈은소리없이 쌓여만간다 西天엔눈보라와 보라빛落照 어디메먼곳엔 그리운靑山 좋아하는 詩 2008.12.04
바람은 왜 부는가 - 법정 * 바람은 왜 부는가 바람은 왜 부는가 어디서 와서 또 어디로 가는가 기압의 변화로 인해서 일어나는 대기의 흐름인 바람은 움직임으로써 살아 있는 기능을 한다 움직임이 없으면 그건 바람일 수 없다 움직이는 것이 어디 바람뿐이겠는가 살아 있는 모든 것은 그 나름으로 움직이고 흐른.. 법정 스님 2008.12.04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하늘에는 눈이 있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 캄캄한 겨울 눈 내린 보리밭길을 걸어가다가 새벽이 지나지 않고 밤이 올 때 내 가난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나에게 진리의 때는 이미 늦었으나 내가 용서라고 부르던 것들은 모든 거짓이었으나 북풍이 .. 정호승* 200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