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이상한 계절 - 법정 * 가을은 이상한 계절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 법정 스님 2008.08.30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 *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 박우현 이십 대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 좋아하는 詩 2008.08.29
유서를 쓰듯이 - 법정 * 유서를 쓰듯이 혼자서 살아온 사람은 평소에도 그렇지만 남은 세월이 다할 때까지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늙어서 자기 자신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면 그 인생이 초라하게 마련이다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젊은만이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결같이 자신의 삶을 가꾸고 관리.. 법정 스님 2008.08.29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 이정하* 2008.08.29
햇살 좋은 날 - 도종환 * 햇살 좋은 날 - 도종환 봄 햇살이 참 좋습니다. 진달래꽃이 연분홍 꽃잎을 스스로 열게 하는 투명한 햇살입니다. 백목련 흰 꽃봉우리의 눈을 뜨게 하는 맑은 햇살입니다. 제비꽃이 수줍게 몸을 숨기고 있다가 소리 없이 그쪽으로 고개를 들게 하는 밝은 햇살입니다. 꽃나무에게 좋은 햇.. 도종환* 2008.08.28
소유로부터의 자유 - 법정 * 소유로부터의 자유 사랑은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풋풋해지고 더 자비스러워지고 상대방이 좋아할 게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른다 누구나 자기 집에 도자기 한두 점 놓아두고 싶고 좋은 그림 걸어 .. 법정 스님 2008.08.27
노을 - 조태일 * 노을 - 조태일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사람들은 누구나 해질녘이면 노을 하나씩 머리에 이고 이 골목 저 골목에서 서성거린다. 쌀쌀한 바람 속에서 싸리나무도 노을 한 폭씩 머리에 이고 흔들거린다. 저 노을 좀 봐. 저 노을 좀 봐. 누가 서녘 하늘에 불을 붙였나. 그래도 이승이 그.. 좋아하는 詩 2008.08.26
저녁노을 - 도종환 * 저녁노을 - 도종환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산마루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저녁해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뿜어져나오는 해의 입김이 선홍빛 노을로 번져가는 광활한 하늘을 봅니다 당신도 물들고 있습니까 저를 물들이고 고생대의 단층 같은 구름의 물결을 물들이고 가을산을 .. 도종환* 2008.08.25
영원한 것은 없다 - 법정 * 영원한 것은 없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모두 한때이다 한 생애를 통해 어려움만 지속된다면 누가 감내하겠는가 다 도중에 하차하고 말 것이다 좋은 일도 그렇다 좋은 일도 늘 지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사람이 오만.. 법정 스님 2008.08.23
청춘 - 사무엘 울만 * 청춘 - 사무엘 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 좋아하는 詩 200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