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 김지하 * 형님 - 김지하 희고 고운 실빗살 청포잎에 보실거린 땐 오시구려 마누라 몰래 한바탕 비받이 양푼갓에 한바탕 벌여놓고 도도리장단 좋아 헛맹세랑 우라질 것 보릿대춤이나 춥시다요 시름 지친 잔주름살 환히 펴고요 형님 있는 놈만 논답디까 사람은 매한가지 도동동당동 우라질 것 놉시.. 좋아하는 詩 2008.09.18
산사(山寺) - 이달 * 山寺 - 李達[조선] 寺在白雲中 - 사재백운중 白雲僧不掃 - 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 - 객래문시개 萬壑松花老 - 만학송화로 흰 구름 속에 절이 들어 있네 흰 구름을 중은 쓸지 않네 닫힌 문을 열고 나가니 골짜기마다 송홧가루 날리네 * 좋아하는 漢詩 2008.09.18
자기를 배우는 일 - 법정 * 자기를 배우는 일 불교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를 배움이다 자기를 배운다는 것은 곧 자기를 잊어버림이다 자리를 잊어버림은 자기를 텅 비우는 일 자기를 텅 비울 때 비로소 체험의 세계와 하나가 되어 그 어떤 것과도 대립하지 않고 해탈된 자기를 알게 된다 해탈된 자기란 본래적인 .. 법정 스님 2008.09.18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 법정 * 녹슨 삶을 두려워하라 이 육체라는 것은 마치 콩이 들어찬 콩깍지와 같다 수만 가지로 겉모습은 바뀌지만 생명 그 자체는 소멸되지 않는다 모습은 여러 가지로 바뀌나 생명 그 자체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생명은 우주의 영원한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죽음이란.. 법정 스님 2008.09.17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 늙어가는 아내에게 -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곱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 좋아하는 詩 2008.09.17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 김용택* 2008.09.16
달빛 기도 - 이해인 * 달빛 기도 - 이해인 ㅡ한가위에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이해인* 2008.09.13
녹은 그 쇠를 먹는다 - 법정 * 녹은 그 쇠를 먹는다 법구경에는 이런 비유가 있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이와 같이 마음이 그늘지면 그 사람 자신이 녹슬고 만다 온전한 인간이 되려면 내 마음을 내가 쓸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우연히 되는 것이 아니고 일상적인 인간관계를 통해서만 가능하.. 법정 스님 2008.09.12
가을에 - 김정환 * 가을에 - 김정환 우리가 고향의 목마른 황토길을 그리워 하듯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내게 오래오래 긴직해준 그대의 어떤 순결스러움 때문 아니라 다만 그대 삶의 전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그대의 몸짓 때문일 뿐 이제 초라히 부서져 내리는 늦가을 뜨락에서 나무들의 헐.. 좋아하는 詩 2008.09.12
가난한 탁발승 - 법정 * 가난한 탁발승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젓 한 깡통, 허름한 숄 몇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 법정 스님 2008.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