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시 모음 3 * 도화(桃花) 한 가지 - 박목월 물을 청(請)하니 팔모반상(飯床)에 받쳐들고 나오네 물그릇에 외면(外面)한 낭자(娘子)의 모습. 반(半)은 어둑한 산봉우리가 잠기고 다만 은은한 도화(桃花) 한그루 한 가지만 울넘으로 령(嶺)으로 뻗쳤네. * * 꽃들 - 문태준 모스크바 거리에는 꽃집이 유난히 .. 시인 詩 모음 2019.04.05
꽃을 보듯 너를 본다 - 나태주 * 꽃 1 - 나태주 다시 한 번만 사랑하고 다시 한 번만 죄를 짓고 다시 한 번만 용서를 받자 그래서 봄이다. * * 꽃 2 예쁘다는 말을 가볍게 삼켰다 안쓰럽다는 말을 꿀꺽 삼켰다 사랑한다는 말을 어렵게 삼켰다 섭섭하다, 안타깝다, 답답하다는 말을 또 여러 번 목구멍으로 넘겼다 그리고서 .. 시인 詩 모음 2018.02.23
물이 없는 얼굴 - 청화스님 * 아프고 서러운 날들 - 청 화 내 아프고 서러운 날들이 남긴 붉은 고추를 먹고 그 매운 맛에 딸꾹질하며 딸꾹질하며 긁어진 잔뼈는 무엇에도 부러지지 않는 강철이 되어 온갖 구름 헤치고 찾은 나의 하늘 상(傷)한데 없이 잘 받치고 있네. 요만한 하늘을 만나 받치는 요만한 기둥이 되기 .. 좋아하는 詩 2016.12.02
그리운 명륜여인숙 - 오민석 * 봄 - 오민석 개울가에 매화보다 먼저 개불알꽃이 머리를 들고 있다 뜨거운 불알도 꽃잎에 들어야 별이 된다나 바람에 흔들리는 탁구공들 터질 듯이 탱탱한데 털개불알, 노랑개불알, 큰개불알 복주머니 난초라나 봄까치꽃이라나 눈 녹은 개울가에 노루오줌이 흥건하다 * * 꽃 꽃은 우주.. 좋아하는 詩 2015.08.24
김용택 동시 모음 2 *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김용택 태성이가 엄마 빨래하는 데 따라와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태성아 그러다가 물에 빠질라 태성아 그러지마 그러다가 물에 빠질라 그래도 태성이는 징검다리를 폴짝폴짝 뛰어 건너다닙니다. 그때 비행기가 큰 소리를 내며 지나갑니.. 동시 2012.02.09
꽃 - 안도현 * 꽃 - 안도현 바깥으로 뱉어내지 않으면 고통스러운 것이 몸 속에 있기 때문에 꽃은, 핀다 솔직히 꽃나무는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게 괴로운 것이다 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것 이것은 터뜨리지 않으면 곪아 썩는 못난 상처를 바로 너에게 보내는 일이다 꽃이 허공으로 꽃대를 밀어 올리듯이 .. 안도현* 2010.07.27
김춘수 시 모음 *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 시인 詩 모음 2009.12.21
김용택 시 모음 5 * 사랑 - 김용택 어둠이 몰려오는 도시의 작은 골목길 1톤 트럭 잡화장수 챙이 낡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전봇대 밑 맨땅을 발로 툭툭 찬다 돌아갈 집이나 있는지 한시도 사랑을 놓지 말자 * * 달을 건져가네 달 떴네// 꽃 지는가// 내 얼굴이 흐리네// 물살은 거세고// 달은 떠내려가네// 어느 .. 시인 詩 모음 2009.09.04
꽃 - 함민복 * 꽃 -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달빛과 그림자의 경계로 서서 담장을 보았다 집 안과 밖의 경계인 담장에 화분이 있고 꽃의 전생과 내생 사이에 국화가 피었다 저 꽃은 왜 흙의 공중섬에 피어 있을까 해안가 철책에 초병의 귀로 매달린 돌처럼 도둑의 침입을 경보하기 위한 장치인.. 좋아하는 詩 2009.06.26
이육사 시 모음 *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 시인 詩 모음 2009.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