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시 모음 * 그대 있음에 -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마음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그대 있음에 삶의 .. 시인 詩 모음 2009.07.13
짧은 시 모음 * 저녁 무렵 - 고은 절하고 싶다 저녁 연기 자욱한 먼 마을 * * 하늘을 깨물었더니 - 정현종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호수(湖水) -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 시인 詩 모음 2009.07.08
운주사 시 모음 * 풍경달다 - 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 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 * 운주사 - 고은 지지리도 못나 말 한마디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벗들이여 우리 새로 벗이 되자 우리가 .. 시인 詩 모음 2009.07.02
오규원 시 모음 * 봄 - 오규원 저기 저 담벽, 저기 저 라일락, 저기 저 별, 그리고 저기 저 우리 집 개똥 하나, 그래 모두 이리 와 내 언어 속에 서라 담벽은 내 언어의 담벽이 되고, 라일락은 내 언어의 꽃이 되고, 별은 반짝이고, 개똥은 내 언어의 뜰에서 굴러라 내가 내 언어에게 자유를 주었으니 너희들.. 시인 詩 모음 2009.07.01
김광섭 시 모음 * 비갠 여름 아침 - 김광섭 비가 갠날 맑은 하늘이 못 속에 내려와서 여름 아침을 이루었으니 녹음(綠陰)이 종이가 되어 금붕어가 시를 쓴다 * * 저녁에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 시인 詩 모음 2009.06.30
이해인 꽃시 모음 * 꽃이름 외우듯이 - 이해인 우리 산 우리 들에 피는 꽃 꽃이름 알아가는 기쁨으로 새해, 새날을 시작하자 회리바람꽃, 초롱꽃, 들꽃, 벌깨덩굴꽃 큰바늘꽃, 구름체꽃, 바위솔, 모싯대 족두리풀, 오이풀, 까치수염, 솔나리 외우다 보면 웃음으로 꽃물이 드는 정든 모국어 꽃이름 외우듯이 새.. 시인 詩 모음 2009.06.26
이정하 시 모음 2 * 밤새 내린 비 - 이정하 간밤에 비가 내렸나 봅니다 내 온몸이 폭삭 젖은 걸 보니 그대여, 멀리서 으르렁대는 구름이 되지 말고 가까이서 나를 적시는 비가 되십시오 * 아껴가며 사랑하기 나는 이제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랑하다 그 사랑이 다해버.. 시인 詩 모음 2009.06.25
김용택 시 모음 3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 - 김용택 겨울은 봄바람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요 봄은 세상에서 매미 소리가 제일 무섭대요 여름은 귀뚜라미 소리가 제일 무섭고요 가을 햇살은 눈송이가 세상에서 제일 무섭대요 * * 김용택글[콩, 너는 죽었다]-실천문학사 * 지구의 일 해가 뜨고 달이 뜨고 .. 시인 詩 모음 2009.06.24
반칠환 시 모음 * 삶 - 반칠환 벙어리의 웅변처럼 장님의 무지개처럼 귀머거리의 천둥처럼 * 노랑제비꽃 노랑제비꽃 하나가 피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 우주가 통째로 필요하다 지구는 통째로 제비꽃 화분이다 * * 가뭄 저 소리 없는 불꽃 좀 보아 감열지처럼 검게 타오르는 들판 그 위로 날던 새 .. 시인 詩 모음 2009.06.22
황동규 시 모음 * 빗방울 화석 - 황동규 창녕 우포늪에 가서 만났지 뻘 빛 번진 진회색 판에 점점점 찍혀있는 빗방울 화석 혹시 어느저녁 외로운 공룡이 뻘에 퍼질러 앉아 홑뿌린 눈물 자국 감춘 눈물 방울들이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흔적 남기지 않고 가기 어려우리 길섶 쑥부쟁이 얼룩진 얼굴 몇 점 .. 시인 詩 모음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