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진 - 그리운 바다 성산포 41~81 41. 죽을 기회 - 이생진 도희는 늘 죽음을 방해하지만 바다는 기회를 주어도 좋다 성산포에서는 자연스럽게 죽을 수 있어 좋다 42. 갈증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칼이다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양(量)이다 그릇 밖에서 출렁이는 서글픈 아우성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갈.. 시인 詩 모음 2009.05.05
황지우 시 모음 * 화엄광주(華嚴光州) - 황지우 그때에 온 사찰과 교회와 성당과 무당에서 다 함께 종 울리고 집집마다 들고 나온 연등에서도 빛의 긴 범종 소리 따라 울리리라 ... 땅에서는 환호성, 하늘에서는 비밀한 불꽃 빛 천둥 음악 마침내 망월로 가는 골목 山水에는 기쁜 눈으로 세상 보는 보리수 .. 시인 詩 모음 2009.04.30
이정록 시 모음 * 더딘 사랑 - 이정록 돌부처는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 눈 감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 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 달은 윙크 한 번 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린다 * * 이정록시집[의자]-문학과지성사 * 바람아래 제 얼굴로 겨눴던 부채 끝을 어린것들에게 돌리는 데까지 .. 시인 詩 모음 2009.04.29
윤석산(尹錫山) 시 모음 * 묘약(妙藥) - 윤석산 꽃나무 환한 그늘 아래 잠이 들었네 온통 꿈 속 꽃잎 휘날리고 누군가 가만히 와서 흔드는 손길 나는 오래도록 깨어나고 싶지 않았네 * 그 사내 도저히 입 떼지 않아 군내는 고사하고 입 안 그득 곰팡이 슬었을 듯한 그 사내와 마주하고 선다 천 길 불길 속에서 녹고 .. 시인 詩 모음 2009.04.29
신용목 시 모음 * 갈대 등본 - 신용목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설산(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 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촉 끝처럼 박혀 있었다// .. 시인 詩 모음 2009.04.28
서정주 시 모음 * 봄 - 서정주 복사꽃 피고, 복사꽃 지고, 뱀이 눈뜨고, 초록 제비 묻혀 오는 하늬바람 위에 혼령있는 하늘이여. 피가 잘 돌아...... 아무 病도 없으면 가시내야. 슬픈 일 좀, 슬픈 일 좀 있어야겠다. * * 서정주시집[안 끝나는 노래]-민음사 * 문둥이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 시인 詩 모음 2009.04.23
김소월 시 모음 *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 꿈 닭 개 짐.. 시인 詩 모음 2009.04.22
그리운 바다 성산포 1~40 - 이생진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1. 바다를 본다 성산포에서는 교장도 바다를 보고 지서장도 바다를 본다 부엌으로 들어온 바다가 아내랑 나갔는데 냉큼 돌아오지 않는다 다락문을 열고 먹을 것을 찾다가도 손이 풍덩 바다에 빠진다 성산포에서는 한 마리의 소도 빼놓지 않고 바다를 본다 .. 시인 詩 모음 2009.04.22
이용악 시 모음 * 그리움 - 이용악 눈이 오는가 북쪽엔 함박눈 쏟아져 내리는가. 험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간 백무선(白茂線) 철길 위에 느릿느릿 밤새워 달리는 화물차의 검은 지붕에 연달린 산과 산 사이 너를 남기고 온 작은 마을에도 복된 눈 내리는가. 잉크병 얼어드는 이러한 밤에 어쩌자고 잠을 깨.. 시인 詩 모음 2009.04.21
김용택 시 모음 2 * 시를 쓰다가 - 김용택 시를 쓰다가 연필을 놓으면 물소리가 찾아오고 불을 끄면 새벽 달빛이 찾아온다 내가 떠나면 꽃잎을 입에 문 새가 저 산을 넘어와 울 것이다 * * 달 앞산에다 대고 큰 소리로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로 당신이 보고 싶다고 외칩니다 그랬더니 둥근 달이 떠올라 왔.. 시인 詩 모음 2009.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