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 서정주 * 우리 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 서정주 우리 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내가 아직 못다 부른 노래가 살고 있어요. 그 노래를 못다 하고 떠나 올 적에 미닫이 밖 해 어스름 세레나아드 위 새로 떠 올라오는 달이 있어요. 그 달하고 같이 와서 바이올린을 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 안 나.. 좋아하는 詩 2018.08.02
가을에 - 서정주 * 가을에 - 서정주 오게. 아직도 오히려 사랑할 줄을 아는 이. 쫓겨나는 마당귀마다, 푸르고도 여린 門들이 열릴 때는 지금일세. 오게. 低俗에 抗拒하기에 여울지는 자네 그 소슬한 시름의주름살들 그대로 데리고 기러기 앞서서 떠나가야 할 설게도 빛나는 외로운 雁行 ㅡ이마와 가슴으로 .. 좋아하는 詩 2014.08.25
풀리는 한강(漢江) 가에서 - 서정주 * 풀리는 漢江 가에서 - 서정주 江물이 풀리다니 江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江물은 또 풀리는가. 기러기같이 서리 묻은 섣달의 기러기같이 하늘의 얼음장 가슴으로 깨치며 내 한평생을 울고 가려 했더니 무어라 江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 물.. 좋아하는 詩 2014.07.17
난초(蘭草) - 서정주 * 난초(蘭草) - 서정주 하늘이 하도나 고요하시니 난초는 궁금해 꽃 피는 거라 * * 밤에 핀 난초(蘭草)꽃 한 송이 난초꽃이 새로 필 때마다 돌들은 모두 금강석(金剛石)빛 눈을 뜨고 그 눈들은 다시 날개 돋친 흰 나비 떼가 되어 은하(銀河)로 은하로 날아 오른다. * 바위와 난초(蘭草)꽃 바위.. 좋아하는 詩 2014.06.04
님은 주무시고 - 서정주 * 님은 주무시고 - 서정주 님은 주무시고, 나는 그의 베갯모에 하이옇게 수(繡)놓여 날으는 한 마리의 학(鶴)이다. 그의 꿈속의 붉은 보석(寶石)들은 그의 꿈속의 바다 속으로 하나하나 떨어져 내리어 가라앉고 한 보석(寶石)이 거기 가라앉을 때마다 나는 언제나 한 이별을 갖는다. 님이 자.. 좋아하는 詩 2013.09.25
폭설 시 모음 * 폭설 - 도종환 폭설이 내렸어요 이십 년만에 내리는 큰눈이라 했어요 그 겨울 나는 다시 사랑에 대해서 생각했지요 때묻은 내 마음의 돌담과 바람뿐인 삶의 빈 벌판 쓸쓸한 가지를 분지를 듯 눈은 쌓였어요 길을 내러 나갔지요 누군가 이 길을 걸어오기라도 할 것처럼 내게 오는 길을 쓸.. 시인 詩 모음 2012.12.29
무슨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 서정주 * 무슨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 - 서정주 빈 가지에 바구니만 매여두고 내 소녀, 어디 갔느뇨 ㅡ 오일도(吳一島) 아조 할 수 없이 되면 고향을 생각한다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옛날의 모습들 안개와 같이 스러진 것들의 형상을 불러일으킨다 귓가에 와서 .. 좋아하는 詩 2009.07.18
질마재의 노래 - 서정주 * 질마재의 노래 - 서정주 세상일 고단해서 지칠 때마다 댓잎으로 말아 부는 피리 소리로 앳되고도 싱싱히는 나를 부르는 질마재. 질마재. 고향 질마재 소나무에 바람소리 바로 그대로 한숨 쉬다 돌아가신 할머님 마을 지붕 위에 바가지꽃 그 하얀 웃음 나를 부르네. 나를 부르네 도라지꽃.. 좋아하는 詩 2009.06.08
鶴 - 서정주 * 鶴 - 서정주 千年 맺힌 시름을 출렁이는 물살도 없이 고운 강물이 흐르듯 鶴이 날은다. 千年을 보던 눈이, 千年을 파닥거리던 날개가 또 한번 天涯에 맞부딪노라. 山덩어리 같아야 할 忿怒가 草木도 울려야 할 설움이 저리도 조용히 흐르는구나. 보라, 옥빛, 꼭두서니, 보라, 옥빛, 꼭두서.. 좋아하는 詩 2009.06.08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 서정주 * 외할머니의 뒤안 툇마루 - 서정주 외할머니네 집 뒤안에는 장판지 두 장만큼 한 먹오딧빛 툇마루가 깔려 있었 습니다. 이 툇마루는 외할머니의 손때와 그네 딸들의 손때로 날이날마닥 칠해 져 온 것이라 하니 내 어머니의 처녀 때의 손때도 꽤나 많이는 묻어 있을 것 입니다마는, 그러나.. 좋아하는 詩 2009.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