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 알룩조개에 입 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 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이 .. 좋아하는 詩 2009.04.21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이 세상 사람들 모두 잠들고 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 홀로 일어나 새벽을 두려워 말고 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겨울밤은 깊어서 눈만 내리어 돌아갈 길 없는 오늘 눈 오는 밤도 하루의 일을 끝낸 작.. 정호승* 2009.04.21
노랑제비꽃 - 정호승 * 노랑제비꽃 - 정호승 가난한 사람들이 꽃으로 피는구나 폭설에 나뭇가지는 툭툭 부러지는데 거리마다 침묵의 눈발이 흩날리고 나는 인생을 미워하지 않기로 했다 차가운 벽 속에 어머니를 새기며 새벽하늘 이우는 별빛을 바라보며 나는 사랑하는 인생이 되기로 했다 희망 속에.. 정호승* 2009.04.21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안도현* 2009.04.21
김용택 시 모음 2 * 시를 쓰다가 - 김용택 시를 쓰다가 연필을 놓으면 물소리가 찾아오고 불을 끄면 새벽 달빛이 찾아온다 내가 떠나면 꽃잎을 입에 문 새가 저 산을 넘어와 울 것이다 * * 달 앞산에다 대고 큰 소리로 이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로 당신이 보고 싶다고 외칩니다 그랬더니 둥근 달이 떠올라 왔.. 시인 詩 모음 2009.04.21
鍾花 -꽃 심는 즐거움 - 이규보 * 種花 - 李奎報 種花愁未發 - 종화수미발 花發又愁落 - 화발우수락 開落摠愁人 - 개락총수인 未識種花樂 - 미식종화락 * 꽃 심는 즐거움 꽃을 심을 때에는 피지 않을까 걱정하다가 꽃이 피면 지는 것을 근심하네 피고 지는 것 모두 사람을 시름겹게 하니 꽃 심는 즐거움을 아직 알지 못하겠.. 좋아하는 漢詩 2009.04.20
임영조 시 모음 * 우담바라 - 임영조 청계사 극락보전 삼신불 앞에 낯선 새떼들 왁자지껄 붐빈다 네가 곧 부처다 네 마음이 절이다 아무리 일어줘도 못 알아들으니 답답하신 부처는 문뜩 우담봐라! 스스로 이마 찢고 꽃을 피웠다 앞뜰 냉이 꽃다지도 덩달아 피고 저 아래 마을에선 입이 싼 풀잠자리 웃음.. 시인 詩 모음 2009.04.20
대책 없는 봄날 - 임영조 * 대책 없는 봄날 - 임영조 얼마 전 섬진강에서 가장 이쁜 매화년을 몰래 꼬드겨서 둘이 야반도주를 하였는데요 그 소문이 매화골 일대에 쫘악 퍼졌는지 어쨌는지는 몰라도 도심의 공원에 산책을 나갔더니 아, 거기에 있던 꽃들이 나를 보더니만 와르르 웃어젖히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 좋아하는 詩 2009.04.20
그 곱던 얼레지 꽃 - 박남준 * 그 곱던 얼레지 꽃 -어느 정신대 할머니에 부쳐 - 박남준 다 보여 주겠다는 듯, 어디 한 번 내 속을 아예 들여다보라는 듯 낱낱의 꽃잎을 한껏 뒤로 젖혀 열어 보이는 꽃이 있다 차마 눈을 뜨고 수근거리는 세상 볼 수 있을까 꽃잎을 치마처럼 뒤집어 쓰고 피어나는 꽃이 있다 아직은 이른.. 좋아하는 詩 2009.04.17
얼레지꽃 지던날 - 김택근 * 얼레지꽃 지던날 - 김택근 바람꽃 껴안고 밤세워 즐기던 고 못된 바람이 그랬을거야 인적없는 산길로 불러내 날새도록 살금살금 만지다가 한 몸으로 몸부림을 첬을거야 끼 많은 바람이 시키는 대로 나긋나긋 요염한 춤을 추더니만 내 그럴줄 알았지 저리도 비틀거려 일어서질 못 하는.. 좋아하는 詩 2009.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