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 조지훈 * 落花 - 조지훈 1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 좋아하는 詩 2008.06.25
이형기 시 모음 * 낙화(落花)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綠陰)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 시인 詩 모음 2008.06.25
여름 숲 - 장석남 * 여름 숲 - 장석남 저만치 여름숲은 무모한 키로서 반성도 없이 섰다 반성이라고는 없는 녹음뿐이다 저만치 여름숲은 성보다도 높이, 살림보다도 높이 섰다 비바람이 휘몰아쳐 오는 날이면 아무 대책 없이 짓눌리어 도망치다가, 휘갈기는 몽둥이에 등뼈를 두들겨 맞듯이 휘어졌다가 겨.. 좋아하는 詩 2008.06.23
나무처럼 - 법정 * 나무처럼 새싹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열매를 맺고 그러다가 때가 오면 훨훨 벗어 버리고 빈 몸으로 겨울 하늘 아래 당당하게 서 있는 나무 새들이 날아와 팔이나 품에 안겨도 그저 무심할 수 있고 폭풍우가 휘몰아쳐 가지 하나쯤 꺾여도 끄떡없는 요지부동 곁에서 꽃을 피우는 꽃나무가 .. 법정 스님 2008.06.23
[스크랩]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 대가 곁에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안에 있는 이여 내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 좋아하는 詩 2008.06.20
산 - 조지훈 * 산 - 조지훈 산이 구름에 싸인들 새소리야 막힐 줄이 안개 잦아진 골에 꽃잎도 떨렸다고 소나기 한주름 스쳐간 뒤 벼랑 끝 풀잎에 이슬이 진다 바위도 하늘도 푸르러라 고운 넌출에 사르르 감기는 바람 소리 * 좋아하는 詩 2008.06.20
산 - 김광섭 * 산 - 김광섭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뎄다가는 해 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들만 남겨 놓고 먼 산속으로 간다 산은 날아도 새둥이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짐승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 .. 좋아하는 詩 2008.06.20
산 - 김광림 * 산(山) - 김광림 한여름에 들린 가야산(伽倻山) 독경(讀經)소리 오늘은 철 늦은 서설(瑞雪)이 내려 비로서 벙그는 매화(梅花) 봉오리 눈 맞는 해인사(海印寺) 열 두 암자(庵子)를 오늘은 두루 한겨울 면벽(面壁)한 노승(老僧) 눈매에 미소(微笑)가 돌아 좋아하는 詩 2008.06.20
행복의 비결 - 법정 * 행복의 비결 세상과 타협하는 일보다 더 경계해야 할 일은 자기 자신과 타협하는 일이다 스스로 자신의 매서운 스승 노릇을 해야 한다 우리가 일단 어딘가에 집착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안주하면 그 웅덩이에 갇히고 만다 그러면 마치 고여 있는 물처럼 썩기 마련이다 버리고 떠난다.. 법정 스님 2008.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