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시초(落葉詩抄) - 황금찬 * 꽃의 말 - 황금찬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와라 그래야 말도 꽃같이 하리라 사람아 * * 5월이 오면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심산 숲내를 풍기며 5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 좋아하는 詩 2008.06.10
자화상 - 서정주 * 自畵像 - 서정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파뿌리 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 좋아하는 詩 2008.06.10
자화상 - 신현림 * 자화상 - 신현림 울음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 울음은 사람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 창문 밖에서 한 여자가 삶의 극락을 꿈꾸며 잊을 수 없는 저녁 바다를 닦는다 * * 김용택[시가 내게로 왔다]-마음산책 * 사랑이 올 때 그리운 손길은 가랑비같이 다가오리 흐드러지.. 좋아하는 詩 2008.06.10
자화상 - 윤동주 *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 좋아하는 詩 2008.06.10
無의 페달을 밟으며 - 유하 * 無의 페달을 밟으며 -자전거의 노래를 들어라 1 - 유하 두 개의 은륜이 굴러간다 엔진도 기름도 없이 오직 두 다리 힘만으로 은륜의 중심은 텅 비어 있다 그 텅 빔이 바퀴살과 페달을 존재하게 하고 비로소 쓸모 있게 한다 텅 빔의 에너지가 자전거를 나아가게 한다 나는 언제나 은륜의 .. 좋아하는 詩 2008.06.09
비 - 이병기 * 비 - 이병기 짐을 매어놓고 떠나려 하시는 이날 어둔 새벽부터 시름없이 나리는 비 來日도 나리오소서 連日 두고 오소서 부디 머나먼 길 떠나지 마오시라 날이 저물도록 시름없이 나리는 비 저윽이 말리는 정은 날보다도 더하오 잡었던 그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신다 갑자기 꿈을 깨니 .. 좋아하는 詩 2008.05.28
논두렁에 서서 - 이성선 * 논두렁에 서서 - 이성선 갈아놓은 논고랑에 고인 물을 본다 마음이 행복해진다 나뭇가지가 꾸부정하게 비치고 햇살이 번지고 날아가는 새 그림자가 잠기고 나의 얼굴이 들어 있다 늘 홀로이던 내가 그들과 함께 있다 누가 높지도 낮지도 않다 모두가 아름답다 그 안에 나는 거꾸로 서 .. 좋아하는 詩 2008.05.27
[스크랩] 아침 - 이해인 아침 - 이해인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 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 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 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 당신을 느끼는 내마음도 언제나 새마음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 설레임으로 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 나는 당신을 향해 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이해인* 2008.05.22
헌신(獻身) - 김광섭 * 헌신(獻身) - 김광섭 불심(佛心)이 선 것을 자랑하려고 여우와 원숭이와 토끼가 제석(帝釋)님을 찾아갔다 어쩌나 보느라고 시장기가 돈다 하니 여우는 잉어새끼를 물어오고 원숭이는 도토리알을 들고 왔는데 토끼만 빈 손에 와서 모닥불을 피우더니 불 속에 폴칵 뛰어들며 익거든 내 고.. 좋아하는 詩 2008.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