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시 모음 * 귀뚜라미 - 김소월 산(山)바람 소리 찬비 듣는 소리 그대가 세상 고락(苦樂) 말하는 날 밤에 숫막집 불도 지고 귀뚜라미 울어라 * * 귀뚜라미 - 구상 立冬도 지난 어느 날 밤 한잠에서 깨어나니 창 밖 뜰 어디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린다 저 소리는 운다[鳴]기보다 목숨을 깎고 저미는 .. 시인 詩 모음 2011.08.30
슬픔 시 모음 * 내 슬픔 어찌 네 슬픔보다 크다 하랴 - 도종환 내 슬픔 어찌 네 슬픔보다 크다 하랴 내 아픔 어찌 네 아픔보다 크다 하랴 나도 눈물 많은 세상을 살아오긴 했지만 꺾어진 뼈 그대로 잘라진 살 그대로 한많은 반생을 그늘진 이들의 벗이 되어 살다 간 네 아비의 이웃의 형제의 삶 앞에 짧은.. 시인 詩 모음 2011.08.03
달(月) 시 모음 * 풍경 - 김춘추 달덩이같이뽀오얀비구니가 복숭아밭에서몰래소피를볼 때때마침지나가던둥근달이 털이보숭보숭한복숭아와박 덩이처럼잘익은엉덩이를보 고또보고웃다가기어이턱이 빠져목구멍목젖까지환하다 * * 낮달 - 조병화 세월이 잃고 간 빛처럼 낮 하늘에 달이 한 조각 떨어져 있.. 시인 詩 모음 2011.07.25
도종환 시 모음 3 * 산경 - 도종환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다 산도 똑같이 아무 말을 안 했다 말없이 산 옆에 있는 게 싫지 않았다 산도 내가 있는 걸 싫어하지 않았다 하늘은 하루 종일 티 없이 맑았다 가끔 구름이 떠오고 새 날아왔지만 잠시 머물다 곧 지나가 버렸다 내게 온 꽃잎과 바람도 잠시 머물다.. 시인 詩 모음 2011.07.21
능소화 시 모음 * 능소화 - 이원규 꽃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화무십일홍 비웃으며 두루 안녕하신 세상이여 내내 핏발이 선 나의 눈총을 받으시라 오래 바라보다 손으로 만지다가 꽃가루를 묻히는 순간 두 눈이 멀어버리는 사랑이라면 이쯤은 돼야지 기다리지 않아도 기어코 올 것은 오는구나 주황색 비상.. 시인 詩 모음 2011.07.12
의자 시 모음 *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 시인 詩 모음 2011.07.01
송재학 시 모음 * 안 보이는 사랑 - 송재학 강물이 하구에서 잠시 머물듯 어떤 눈물은 내 그리움에 얹히는데 너의 눈물을 어디서 찾을까 정향나무와 이마 맞대면 너 웃는 데까지 피돌기가 뛸까 앞이 안 보이는 청맹과니처럼 너의 길은 내가 다시 걸어야 할 길 내 눈동자에 벌써 정향나무 잎이 돋았네 감을.. 시인 詩 모음 2011.07.01
7월 시 모음 *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 시인 詩 모음 2011.07.01
새(鳥) 시 모음 2 * 쑥국새 - 도종환 빗속에서 쑥국새가 운다 한 개의 별이 되어 창 밖을 서성이던 당신의 모습도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비가 내리는 밤이면 당신의 영혼은 또 어디서 비를 맞고 있는가. * 새 한 마리 - 도종환 아주 먼 곳이지만 언제부턴가 제가 바라보는 산 아래에 새 한 마리가 와 앉아 있습니다... 시인 詩 모음 2011.06.21
새(鳥) 시 모음 * 새 - 박남수 1 하늘에 깔아 논 바람의 여울터에서나 속삭이듯 서걱이는 나무의 그늘에서나, 새는 노래한다. 그것이 노래인 줄도 모르면서 새는 그것이 사랑인 줄도 모르면서 두 놈이 부리를 서로의 죽지에 파묻고 따스한 체온(體溫)을 나누어 가진다. 2 새는 울어 뜻을 만들지 않고, 지어.. 시인 詩 모음 2011.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