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시 모음 3 * 경칩 부근 - 조병화 견디기 어려워, 드디어 겨울이 봄을 토해 낸다 흙에서, 가지에서, 하늘에서 색이 톡톡 터진다 여드름처럼 * 봄을 위하여 -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회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론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시인 詩 모음 2012.03.23
마종기 시 모음 2 * 전화 -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 시인 詩 모음 2012.02.15
심보선 시 모음 * 말들 - 심보선 우리가 영혼을 가졌다는 증거는 셀 수 없이 많다. 오늘은 그중 하나만 보여 주마. 그리고 내일 또 하나. 그렇게 하루에 하나씩. * * 좋은 일들 내가 오늘 한 일 중 좋은 일 하나는 매미 한 마리가 땅바닥에 배를 뒤집은 채 느리게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준 일 죽은 매미를 손에.. 시인 詩 모음 2012.02.15
이해인 꽃시 모음 2 * 초롱꽃 - 이해인 내 마음은 늘 차고 푸른 호수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오시면 뜨겁게 움직이는 화산입니다 당신이 사랑으로 내 이름을 불러주시면 조금 더 총명해 지고 조금 더 겸손해 지고 조금 더 믿음이 깊어지는 한 송이 꽃 입니다 당신의 발걸음을 들으면 고요한 마음에 파문이 이는 .. 시인 詩 모음 2012.02.10
2월 시 모음 * 2월 - 안도현 진눈깨비 속에서 졸업식이다 붉고 큰 꽃다발 가슴으로 슬프고 기쁜 기념사진을 찍는다 식구들과 한판 벗들과도 한판 그리고 독사진도 한판 발등에서 머리끝까지 밀가루 하얗게 뒤집어쓰고 눈발처럼 키득거리는 놈도 있다 평소에 밥먹듯이 매 맞던 녀석이다 그래도 장차 .. 시인 詩 모음 2012.01.31
섬진강 시 모음 * 섬진강에서 - 고은 저문 강물을 보라. 저문 강물을 보라. 내가 부르면 가까운 산들은 내려와서 더 가까운 산으로 강물 위에 떠오르지만 또한 저 노고단 마루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강물은 저물수록 저 혼자 흐를 따름이다. 저문 강물을 보라. 나는 여기 서서 산이 강물과 함께 저무.. 시인 詩 모음 2012.01.06
길 시 모음 * 가는 길 -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 김소월시집[진달래꽃]-미래사 * 길 - 신경림 .. 시인 詩 모음 2011.12.26
동백꽃 시 모음 2 * 오동도엘 가서 - 신석정 오동도엘 갈거나!// 오동도엘 가서 숱하게 핀 동백꽃 우슴소릴 들을거나!// 시나대 숲을 돌아가면 시나대보다 높은 바다가 일렁이고// 일렁이는 바다로 노을 비낀 속에 동백꽃 떨어지는 소릴 들을거나// 오동도엘 가서 동백꽃보다 진하게 피맺힌 가슴을 열어 볼거.. 시인 詩 모음 2011.12.20
복효근 시 모음 2 * 토란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 복효근 그걸 내 마음이라 부르면 안 되나 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그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 시인 詩 모음 2011.12.12
사투리 시 모음 3 * 어민 후계자 함현수 - 함민복 형님 내가 고기 잡는 것도 시로 한번 써보시겨 콤바인 타고 안개 속 달려가 숭어 잡아오는 얘기 재미있지 않으시껴 형님도 내가 태워주지 않았으껴 그러나저러나 그물에 고기가 들지 않아 큰일났시다 조금때 어부네 개새끼 살 빠지듯 해마다 잡히는 고기 .. 시인 詩 모음 2011.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