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시 모음 * 코스모스 -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 * 김사인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비,2006 * 코스모스 - 조정권 십삼촉보다 어두운 가슴을 안고 사는 이 꽃을 고사모사(高士慕師) 꽃이라 부르기를 .. 시인 詩 모음 2014.08.25
꽃밭 시 모음 * 꽃밭 - 김수복 꽃밭 하나를 갖고 싶다. 힘이 자꾸 빠지는 흐린 봄날에는 작은 꽃밭 하나만이라도 갖고 싶은 욕망이 일어나 이리저리 벌떼들이 잉잉거리는 오후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를 갖고 싶다. 물을 뿌리고 희망을 키우는 절망하지 않는 작은 꽃밭 하나를 흐.. 시인 詩 모음 2014.08.19
구름 시 모음 * 구름 - 이재무 구름으로 잠옷이나 한 벌 해 입고 집에서 멀리 떨어진 나무 밑 이마까지 그늘 끌어다 덮고 잠이나 잘까 영일 없었던 날들 마음속 심지 싹둑 자르고 생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적막의 심해 속 들어앉아 탈골이 될 때까지 실컷 잠이나 잘까 한 잎 이파리로 태어나 천년 바람.. 시인 詩 모음 2014.08.11
젊은 시 모음 5 * 그리운 연꽃 등불 하나 -變歌 1 - 한승원 초파일에 그리운 연꽃 등불 하나 너를 위해 달았다 금산사 가는 산굽이 위에서 밤은 별들을 초롱같이 켜달았다 이 여름엔 나도 한 점 혼령이 될거나 눈 부릅뜨고 수묵화 같은 너의 숲을 헤매는 철 이른 반딧불이나 될거나. * 찬 비 - 고운기 느티나.. 시인 詩 모음 2014.08.07
폭포 시 모음 * 폭포(瀑布) - 김수영(金洙映)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 시인 詩 모음 2014.07.29
자장가 시 모음 * 충청도 전래 자장가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자장 자장 우리 아기 꼬꼬 닭아 울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멍멍 개야 짖지 마라 우리 아기 잠을 깰라 자장 자장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우리 아기 금자 동아 은자 동아 우리 아기 잘도 잔다 금을 주면 너를 사며 은을 주면 너를 사랴 나라에는 .. 시인 詩 모음 2014.07.11
햇빛 시 모음 * 햇살에게 - 정호승 이른 아침에 먼지를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내가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먼지가 된 나를 하루 종일 찬란하게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 * 정호승시집[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창비 *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 시인 詩 모음 2014.07.01
선물 시 모음 * 선물 - 황금찬 쌍계사 계곡의 물소리를 청자 매병에 담아 네게 보내노라 그대 붓을 들어 피아골의 구름을 그려보게나 * 선물 - 정희성 그에게 시간을 선물했네 나에게 남겨진 모든 시간을 심장이 멎은 뒤에도 두근대며 흘러갈 그 시간을 친구가 눈감던 날 나 문득 두려움 느꼈네 이 사랑 .. 시인 詩 모음 2014.05.24
찔레꽃 시 모음 * 찔레꽃 - 송찬호 그해 봄 결혼식 날 아침 네가 집을 떠나면서 나보고 찔레나무숲에 가보라 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앉아 한쪽 눈썹을 밀면서 그 눈썹 자리에 초승달이 돋을 때쯤이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 장담하였던 것인데 읍내 예식장이 떠들썩했겠다 신부도 기쁜 눈물 흘렸겠다 나는 .. 시인 詩 모음 2014.05.18
문인수 시 모음 2 * 식당의자 - 문인수 장맛비 속에, 수성못 유원지 도로가에, 삼초식당 천막 안에, 흰 플라스틱 의자 하나 몇 날 며칠 그대로 앉아있다. 뼈만 남아 덜거덕거리던 소리도 비에 씻겼는지 없다. 부산하게 끌려 다니지 않으니, 앙상한 다리 네 개가 이제 또렷하게 보인다 털도 없고 짖지도 않는 .. 시인 詩 모음 2014.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