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 - 박목월 * 난(蘭) - 박목월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 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그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 좋아하는 詩 2009.04.02
이별가 - 박목월 * 이별가 - 박목월 뭐락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뭐락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락카노 뭐락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락카노 뭐락카노 뭐락카노.. 좋아하는 詩 2009.04.02
박목월 시 모음 * 산이 날 에워싸고 - 박목월 산이 날 에워싸고 씨나 뿌리며 살아라 한다 밭이나 갈며 살아라 한다 어느 짧은 山자락에 집을 모아 아들 낳고 딸을 낳고 흙담 안팎에 호박 심고 들찔레처럼 살아라 한다 쑥대밭처럼 살아라 한다 산이 날 에워싸고 그믐달처럼 사위어지는 목숨 그믐달처럼 살.. 시인 詩 모음 2009.04.02
이육사 시 모음 *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 시인 詩 모음 2009.04.02
가슴에 피는 꽃 - 윤보영 * 가슴에 피는 꽃 - 윤보영 목련 꽃보다 화사하고 라일락 꽃보다 더 향기 진한 꽃을 보셨나요 내 가슴에 그 꽃이 피었답니다 이 꽃을 매일 볼 수 있는 나는 행복합니다 늘 보기 위해 내 가슴에 나무째 옮겨 심었으니까요 좋아하는 詩 2009.04.02
작묵희제기액증강국균 -강에 뜬 달을 툭 치니 - 강희맹 * 作墨戱題其額贈姜國鈞 - 姜希孟 胡孫投江月 - 호손투강월 波動影凌亂 - 파동영릉란 飜疑月破碎 - 번의월파쇄 引臂聊戱玩 - 인비료희완 水月性本空 - 수월성본공 笑爾起幻觀 - 소이기환관 波定月應圓 - 파정월응원 爾亦疑思斷 - 이역의사단 長嘯天宇寬 - 장소천우관 松偃老龍幹 - 송원노.. 좋아하는 漢詩 2009.04.01
봄은 간다 - 김억 * 봄은 간다 - 김억 밤이도다 봄이도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은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빗긴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 * 나의 사랑은 나의 사랑은 황혼.. 좋아하는 詩 2009.04.01
이생진 시 모음 *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 시인 詩 모음 2009.04.01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 김소월 *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 김소월 하소연하며 한숨을 지으며 세상을 괴로워 하는 사람들이여! 말을 나쁘지 않도록 좋이 꾸밈은 닳아진 이 세상의 버릇이라고, 오오 그대들!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보냐 두세 번 생각하라, 우선 그것이 저부터 밑지고 들어가는 장사일진댄 사.. 좋아하는 詩 2009.04.01
산행(山行) -산길 걸으며 - 김시진 * 山行 - 金始振 閒花自落好禽啼 - 한화자락호금제 一徑淸陰轉碧溪 - 일경청음전벽계 坐睡行吟時得句 - 좌수행음시득구 山中無筆不須題 - 산중무필불수제 * 산길 걸으며 꽃이 지는 가지 사이 새는 우짖고 그늘진 산길에는 맑은 시냇물 졸며 걸으며 읊으니 시 절로 되어도 산중에는 붓 없으.. 좋아하는 漢詩 200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