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 새들이 조용할 때 - 김용택 어제는 많이 보고 싶었답니다 그립고, 그리고 바람이 불었지요 하얗게 뒤집어진 참나무 이파리들이 강기슭이 환하게 산을 넘어왔습니다 당신을 사랑했지요 평생을 가지고 내게 오던 그 고운 손길이 내 등뒤로 돌아올 때 풀밭을 보았지요 풀이 되어 바람 위에.. 김용택* 2009.01.21
계당우흥(溪堂寓興) - 이황 * 溪堂寓興 - 李滉[조선] 掬泉注碩池 閑坐寫新詩 自適幽居趣 何論知不知 샘물을 움켜다가 벼루에 드리우고 한가히 앉은채로 새 시를 써보련다 깊숙이 사는 취미 스스로 즐거우니 남이야 알건 말건 무엇이 아랑곳가 좋아하는 漢詩 2009.01.20
용서 - 법정 * 용서 용서는 가장 큰 수행이다 남을 용서함으로써 나 자신이 용서 받는다 날마다 새로운 날이다 묵은 수렁에 갇혀 새날을 등지면 안 된다 맺힌 것을 풀고 자유로워지면 세상문도 활짝 열린다 법정 스님 2009.01.20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 어머니를 위한 자장가 - 정호승 잘 자라 우리 엄마 할미꽃처럼 당신이 잠재우던 아들 품에 안겨 장독 위에 내리던 함박눈처럼 잘 자라 우리엄마 산 그림자처럼 산 그림자 속에 잠든 산새들처럼 이 아들이 엄마 뒤를 따라갈 때까지 잘 자라 우리 엄마 아기처럼 엄마 품에 안겨 자던 예쁜 .. 좋아하는 詩 2009.01.20
自歎 -자연 속으로 - 전만종 * 自歎 - 田萬種 聞古仁無敵 看今義亦嗤 - 문고인무적 간금의역치 富榮貪益顯 貧賤是爲非 - 부영탐익현 빈천시위비 天意豈能度 人情未易知 - 천의기능탁 인정미이지 山深水綠處 早晩不如歸 - 산심수족처 조만불여귀 * 자연 속으로 어진 사람에겐 적이 없다 들었건만 요즘은 의로원도 웃음.. 좋아하는 漢詩 2009.01.19
목포 - 문병란 * 목포 - 문병란 더 갈 데가 없는 사람들이 와서 동백꽃처럼 타오르다 슬프게 시들어 버리는 곳 항상 술을 마시고 싶은 곳이다. 잘못 살아온 반생이 생각나고 헤어진 사람이 생각나고 배신과 실패가 갑자기 나를 울고 싶게 만드는 곳 문득 휘파람을 불고 싶은 곳이다 없어진 삼학도에 가서 .. 좋아하는 詩 2009.01.19
정진규 시 모음 * 이별 - 정진규 서러워 말자 나는 늘 경계만 헤맨다 넘어가지는 않는다 너를 드나들지는 않는다 넘어가면 내 집으로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음을 나는 안다 너 또한 그러하리 우리는 위험하다 이미 오래 전부터 나는 이별을 익혀왔다 간절해지면 겨우 경계까지 가기는 간다 경계만 헤맨다 .. 시인 詩 모음 2009.01.19
겨울꽃 - 정호승 * 겨울꽃 - 정호승 해는 저물어도 꽃은 지지 않네 밤은 깊어가도 꽃의 피는 흐르네 붉은 땅 철길 너머 새벽비 오면 아직 너의 웃음소리로 가득 찬 세상 너의 삶에는 피얼룩이 지지 않기를 마음 모아 간구하던 날들은 가고 너는 아직 강가에 무덤이 없이 꽃잎마다 칼이 되어 흩날리노니 날.. 정호승* 2009.01.19
책 - 김수영(金秀映) * 책 - 김수영(金秀映) 책을 한권 가지고 있었지요. 까만 표지에 손바닥만한 작은 책이지요. 첫장을 넘기면 눈이 내리곤 하지요 바람도 잠든 숲속, 잠든 현사시나무들 투명한 물관만 깨어 있었지요. 가장 크고 우람한 현사시나무 밑에 당신은 멈추었 지요. 당신이 나무둥치에 등을 기대자 .. 좋아하는 詩 2009.01.13
모닥불 - 백석 * 모닥불 - 백석 새끼오리도 헌신짝도 소똥도 갓신창도 개니빠디도 너울쭉도 짚검불도 가락잎도 머리카락도 헌겊 조각도 막대꼬치도 기왓장도 닭의깃도 개터럭도 타는 모닥불 재당도 초시도 문장(門長) 늙은이도 더부살이 아이도 새사위도 갓사둔도 나그네도 주인도 할아버지도 손자도 .. 좋아하는 詩 2009.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