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철 시 모음 * 새 - 신대철 다른 길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다르게 살아보려구요 말풀 가시연꽃 씨 물가로 떠밀리는 역제 방죽을 한두 바퀴 돌았습니다. 벌서 한두 달이 지나갔군요, 방죽 한 가운데 개 무덤 바라보며 노숙에 헝클린 개털 같은 머리카락 올을 비비고 문질러봅니다, 무심히 서 있는 동안 .. 시인 詩 모음 2011.01.23
오세영 시 모음 2 * 문 밖에서 - 오세영 당신은 어디에 숨어 계십니까 당신이 계신 곳을 찾으려고 나는 꽃의 문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당신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ㅡ꽃의 문을 열자 향기가 있었습니다. 향기의 문을 열자 바람이 있었습니다. 바람의 문을 열자 하늘이 있었습니다 하늘의 문을 열자 빛이 .. 시인 詩 모음 2011.01.20
정완영 시 모음 * 山이 나를 따라와서 - 정완영 桐華寺 갔다 오는 길에 산이 나를 따라와서 도랑물만한 피로를 이끌고 들어선 茶집 따끈히 끓여 주는 茶가 丹楓만큼 곱고 밝다 산이 좋아 눈을 감으신 부처님 그 無量感 머리에 서리를 헤며 귀로 외는 楓岳 소리여 어스름 앉는 黃昏도 허전한 情 좋아라 친.. 시인 詩 모음 2011.01.14
젊은 시 모음 3 * 우체통 - 이용한 자고 나면 생이 슬퍼진다 쓸데없는 편지를 부치고 우체통처럼 당신을 기다리는 동안 세월은 우편배달부처럼 지나간다 * * 하룻밤 - 김휘승 눈먼 밤에도 꽃피우는 나무야 환하지 꽃빛 아득해질 때까지 넓게 살지 꿈자리까지 접는 밤 잠결에도 꽃피우는 하룻밤 * * 화내고 있다 - 이성미 .. 시인 詩 모음 2011.01.10
백무산 시 모음 * 그대에게 가는 모든 길 - 백무산 그대에게 가는 길은 봄날 꽃길이 아니어도 좋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새하얀 눈길이 아니어도 좋다 여름날 타는 자갈길이어도 좋다 비바람 폭풍 벼랑길이어도 좋다 그대는 하나의 얼굴이 아니다 그대는 그곳에 그렇게 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는 일렁이.. 시인 詩 모음 2010.12.24
이시영 시 모음 * 詩 - 이시영 화살 하나가 공중을 가르고 과녁에 박혀 전신을 떨듯이 나는 나의 언어가 바람 속을 뚫고 누군가의 가슴에 닿아 마구 떨리면서 깊어졌으면 좋겠다 불씨처럼 아니 온 몸의 사랑의 첫 발성처럼 * * 어느 향기 잘 생긴 소나무 한 그루는 매서운 겨울 내내 은은한 솔향기 천 리 밖.. 시인 詩 모음 2010.12.20
박남준 시 모음 * 먼 강물의 편지 - 박남준 여기까지 왔구나 다시 들녘에 눈 내리고 옛날이었는데 저 눈발처럼 늙어가겠다고 그랬었는데 강을 건넜다는 것을 안다 되돌릴 수 없다는 것도 안다 그 길에 눈 내리고 궂은 비 뿌리지 않았을까 한해가 저물고 이루는 황혼의 날들 내 사랑도 그렇게 흘러갔다는 .. 시인 詩 모음 2010.12.16
첫눈 시 모음 * 당신이 첫눈으로 오시면 나는 손톱 끝에 봉숭아 꽃물 들이고서 - 박남준 첫눈 오시는 날 당신의 떠나가던 멀어가던 발자욱 하얀 눈길에는 먼 기 다림이 남아 노을 노을 졌습니다 붉게 타던 봉숭아 꽃물 손톱 끝에 매달 려 이렇게 이렇게도 가물거리는데 당신이 내게 오시며 새겨놓을 하.. 시인 詩 모음 2010.12.07
고영민 시 모음 * 싸이러스 사이로 난 눈길을 따라 - 고영민 눈이 왔다 싸이프러스 사이로 난 눈길을 따라 너와 함께 걷는다 목도리로 얼굴의 반을 가린 너는 한동안 나를 쳐다보았고 말없이 다가와 팔짱을 끼워줬다 나는 속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다 싸이프러스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가끔씩 큰 눈보라.. 시인 詩 모음 2010.11.15
최승호 시 모음 * 마을 - 최승호 나비처럼 소풍가고 싶다 나비처럼 소풍가고 싶다 그렇게 시를 쓰는 아이와 평화로운 사람은 소풍을 가고 큰 공을 굴리는 운동회날 코방아를 찧고 다시 뛰어가는 아이에게 평화로운 사람은 갈채를 보낼 것이다 산사태는 왜 한밤중에 골짜기 집들을 뭉개버리는가 곰은 왜 .. 시인 詩 모음 2010.11.08